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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선언 40년 下] 이병철 정신 계승…반도체 '초격차·초일류 2.0'
출처:bada.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3/02/08 14:48:56
이재용 "오늘의 삼성 넘은 진정한 초일류 기업"
30년 지켜온 1위…반도체 업황 악화 속 성장 제동
"오늘의 삼성을 넘어 진정한 초일류 기업,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꼭 같이 만듭시다. 제가 그 앞에 서겠습니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0월 27일 회장 취임 일성으로 사내 메시지를 통해 꺼낸 청사진이다.
삼성의 창업자 이병철 회장의 도쿄선언이 4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반도체 '초격차·초일류' 확보를 위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8일 삼성전자가 현재 당면한 과제는 '퀀텀 점프'다. 그간 삼성전자는 도쿄선언 이후 빠른 속도로 반도체 사업을 성장시키면서 업계 리더로 30년간 1위를 지켜왔다. 도쿄선언은 1983년 2월 8일 일본 도쿄에 있던 이병철 삼성 회장이 "누가 뭐라고 해도 삼성은 반도체 사업을 해야겠다"며 반도체 사업 진출 계획을 공식 선언한 것을 말한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성장을 업적별로 보면 1985년 반도체 수출 1억불을 달성한 뒤 1986년 1M D램을 개발해 기술 자립 기반을 다졌다. 1992년에는 세계 처음으로 64M D램(DRAM)을 개발했다. 1993년은 삼성의 해였다. 당시 삼성전자는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1위를 석권하면서 업계 리더로 자리잡았다. 당시 정부는 64M D램의 역사적 가치가 크다고 판단, 2020년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로 지정하기도 했다.
그간 삼성전자는 도쿄선언 이후 빠른 속도로 반도체 사업 역량을 확대하면서 세계 1위로 자리매김했지만, 최근 직면한 상황은 위기다. 투자와 초격차 기술을 통해 1위를 굳건히 지켜왔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업황 악화에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96.9% 급감한 2700억원에 그쳤다.
반도체를 향한 삼성전자의 애정은 꾸준하다. 연구·개발(R&D)을 반도체 초격자 엔진으로 삼고 투자 역시 아끼지 않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8월 복권 이후 첫 공식 행보로 기흥캠퍼스를 방문해 "차세대뿐만 아니라 차차세대 제품에 대한 과감한 R&D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 삼성 반도체는 존재하지 못했다"며 "기술 중시, 선행 투자 전통을 이어 나가,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주문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제시하면서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13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같은해 미국 하버드대 위구연 교수를 펠로우(Fellow)로 영입하는 등 AI·빅데이터·로봇 등 미래 신사업의 핵심 기술을 개발할 연구인력을 영입하고 주력 사업 역량 강화에도 나섰다.
2021년에는 기존 계획에 38조원을 추가해 총 171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25년 가동을 앞둔 반도체 R&D 전용 라인도 있다. 오는 2028년까지 연구단지 조성에 20조원도 투자한다.
대규모 투자 성과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을 적용한 3nm(1nm는 10억분의 1m) 반도체 양산에 본격 돌입했다. 이는 TSMC보다도 반년 가량 앞선 수준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투자에도 불구, 업계 내 역량 확대는 아직까지 역부족이다. 시스템반도체 기반인 파운드리는 대만 TSMC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6.1%를 차지하면서 1위의 위상을 지켰다. 삼성전자는 4분의 1수준인 15.5%로 2위에 그쳤다.
기술 발전에 따른 난제도 남아있다. 기술이 변화하면서 그간 반도체를 발전시켜온 방식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어서다. 반도체 업계는 회로 선폭을 축소해 집적도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반도체 성능을 높여왔다. 삼성전자는 3나노미터까지 반도체 회로 선폭을 줄이는 기술을 보유했다. 그러나 회로가 1나노대로 축소될 경우 집적도 확대는 어려워질 전망이다. 선폭이 10분의 1나노 수준인 옹스트롬으로 작아져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원자 단위 계산이 필요해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