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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美 빗장 푸나…리스車 이어 GV70도 세액공제

    출처:bada.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3/02/07 14:50:03

    美, 미국 생산 GV70 'SUV'로 인정…최대 7500달러 지원

    사업용 리스차 혜택 이어 두 번째…정의선 설득 통했다

    "美 투자 결정한 기업은 IRA 3년 유예" 설득은 예측 불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기공식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현대차그룹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기공식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현대차그룹


    미국 재무부가 사업용 리스차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규제 대상에서 제외한 데 이어 전기차 분류 기준을 개정했다. 현대차 GV70마저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되자 업계에서는 그간 수차례 방미길에 오르면서 미 정·관계 인사들과 접촉면을 늘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승부수가 통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오는 3월 미 재무부가 IRA 하위규정 발표를 예고한 가운데 정 회장이 북미 최종 조립·광물 요건 등 IRA의 나머지 빗장도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지난 3일(현지 시각) 세액공제를 받는 전기차의 권장소비자가격(MSRP) 판단 기준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승용차'로 분류됐던 제네시스의 일렉트리파이드 GV70, 테슬라 모델Y, 포드 머스탱 마하E, 폭스바겐 ID.4, 캐딜락 리릭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분류됐다. 미국수입차협회 소속 중 현대차, 폭스바겐 모델만이 바뀐 규정을 적용받는 것이다.


    IRA에 따르면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 중 배터리에 들어가는 부품과 핵심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의 제품을 이용한 경우 최대 7500달러(약 941만원) 세액공제 혜택을 지원한다.


    다만 일정 판매가 이하 차량에만 세제 혜택을 부여한다. 승용차는 5만5000달러(약 6905만원) 이하, SUV·밴·픽업트럭은 8만달러(약 1억40만원) 이하여야 한다.


    미 재무부는 이전까지 차량 기준을 분류할 때 환경보호청(EPA)의 기업평균연비제(CAFE) 기준을 적용했다. CAFE에 따르면 1만4000파운드(약 6350kg) 미만, 접이식 플랫 3열시트 유무 등 조건을 충족해야 SUV로 인정받는다. GV70은 도심형 SUV로 분류돼 판매 가격 5만5000달러 이하여야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었다.


    이번 개정으로 현대차 미국 생산법인 앨라배마 공장(HMMA)에서 생산되는 GV70의 판매가격이 8만달러 이하일 경우 최대 7500달러를 지원받는다. GV70의 미국 출시 가격은 6만달러(약 7530만원)로 예상된다.


    사실상 미 재무부가 연달아 IRA의 규제 허들을 낮추는 방안을 발표하자 그간 IRA 피해 최소화에 주력한 정의선 회장의 광폭행보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8월 IRA 발효 이후 정의선 회장은 곧바로 미국으로 출국해 정관계 인사들과 면담을 진행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조지아주 현대차 전기차 전용 공장 착공식에도 참석해 여러 인사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현대차를 도왔다. 법 발효 이후 정부는 미국과 곧바로 협상 채널을 구축하고 실무협의를 가졌다. 또한 한국산 전기차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미국 상·하원 의원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미 재무부는 지난해 12월 상업용 전기차 범위에 리스 회사가 사업용으로 구매한 전기차를 포함했다. 상업용 전기차는 북미 최종 조립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예외적으로 7500달러를 지원받는다. 상업용 친환경 차 범위 확대는 한국 정부와 현대차가 미국 정부에 꾸준히 요구해 온 내용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2022년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5% 미만의 리스 판매 비율을 30%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아 또한 컨퍼런스콜을 통해 "현재 리스 채널 판매 동향을 보면 전기차 판매 목표인 5만8000대를 무리 없이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그룹 글로벌최고운영책임자(COO)는 "한국은 유럽연합(EU) 등 다른 어떤 나라보다 빠르고 적극적으로 IRA에 대응했다"라면서 "이러한 노력으로 IRA를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미국 정부에 충분히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다만 수출길이 완전히 열린 건 아니다.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차량은 GV70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아이오닉5 등의 전기차는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하기 때문에 여전히 IRA가 적용된다.


    일각에서는 현대차와 정부의 합동 작전이 잇달아 성공하자 핵심 세액공제 요건인 3년 유예안은 물론 최종 조립, 광물 요건 완화 등도 미국 정부가 들어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 한국은 미국 정부를 상대로 미국 내 투자가 예정된 기업에 친환경 차 세액공제 관련 요건을 3년간 유예해달라고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조치는 그동안 미국이 IRA를 너무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미국 소비자에게도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에 완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라면서 "현대차로서는 한숨 돌릴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미국 기업에게 먼저 혜택이 돌아가야 하므로 한국 정부의 요구를 다 들어주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지난 1980년 슈퍼 301조(교역대상국에 차별적인 보복을 가능하도록 한 조항)를 입법하고도 한 번도 발동하지 않은 경우도 있어 지금은 예측이 쉽지 않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