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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선값 치솟는다”…한국 조선 선별수주 전략 통했나
출처:bada.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3/03/06 14:25:06
LNG선·VLGC 선가 모두 사상 최고치…VLGC 선가 1억달러 육박
"서둘러 수주 나설 필요 없어" 안정적 일감 바탕 선별수주 본격화
원자재가격 급등세가 주춤하고 지난해까지 선박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올해 가스선 시장을 중심으로 선박가격은 상승세를 지속하며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안정적 일감을 확보한 한국 조선업계가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가스선 시장에서 수익성 높은 계약 위주로 선별수주에 나서면서 글로벌 시장가격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이 최근 수주한 LNG선 가격이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일 공시를 통해 북아메리카 선사로부터 총 1조78억원 규모의 LNG선 3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미 달러 기준 약 7억6500만달러, 척당 가격은 2억5500만달러 수준이다.
선사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트레이드윈즈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일본 선사인 NYK라인(NYK Line)이 17만4000㎥급 LNG선 3척을 발주했으며 이들 선박은 오는 2027년 말까지 인도될 예정이다.
공시에서는 북아메리카 선주라고 표기됐는데 이는 NYK그룹 미국 법인(NYK Group Americas Inc)이 계약 주체이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 업계에서는 미국의 LNG 프로젝트 관련 최종투자결정(FID, Final Investment Decisions)이 임박함에 따라 선박 발주가 결정됐으며 이들 선박은 향후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되는 화물을 운송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용선계약 등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박 건조계약이 체결됐다는 점을 두고 다소 투기적인 성격의 발주가 이뤄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NYK는 현재 카타르에너지(QatarEnergy) 용선계약 관련 12척, 러시아 노바텍(Novatek) 관련 4척, EDF에너지(EDF Energy) 관련 2척 등 총 19척의 LNG선을 발주 중이다.
지난 1월 18일 그리스 캐피탈가스(Capital Gas)로부터 척당 2억5300만달러에 LNG선 2척을 수주한 한국조선해양은 이번 계약으로 LNG선 시장에서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게 됐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Clarkson)이 지난 2008년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16만㎥급 LNG선의 시장가격은 2억5000만달러까지 올랐으나 이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선박가격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VLGC(초대형가스선) 시장에서도 사상 최고가 경신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한국조선해양은 그리스 선사인 라츠코(Latsco)로부터 척당 9880만달러에 VLGC 2척을 수주한데 이어 같은달 21일에는 중동 선사인 ABGC DMCC로부터 척당 9850만달러에 VLGC 2척을 수주했다.
조선업계 황금기로 불리는 2008년 당시 8만2000㎥급 VLGC 시장가격이 9650만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조선해양이 최근 수주한 VLGC의 선가도 이전 최고가 기록을 넘어선 수준이다.
지난해까지 향후 2년 반 이상의 일감을 채운 한국 조선업계는 올해 들어 수익성 높은 계약 위주로 영업활동에 나서는 선별수주로 돌아서며 시장가격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말 2억4800만달러였던 LNG선의 시장가격은 2억5200만달러까지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VLGC 가격도 8950만달러에서 9200만달러로 올랐다.
VLGC 가격이 상반기 중 1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싱가포르 선사인 이스턴퍼시픽시핑(Eastern Pacific Shipping)은 LPG 뿐 아니라 암모니아 운송도 가능한 최대 6척의 VLGC 발주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업계에서는 한국조선해양을 비롯해 삼성중공업 중국 장난조선(Jiangnan Shipyard), 뉴타임즈조선(New Times Shipbuilding)이 수주경쟁에 나섰으며 총 계약금액은 6억달러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조선사들이 선박 수주에 성공할 경우 계약금액은 낮아지겠지만 선박 품질과 기술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한국조선해양을 비롯한 한국 조선업계가 수주계약을 체결한다면 척당 가격이 1억달러에 육박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이 절대적인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가스선 시장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는데다 선별수주 전략까지 더해지면서 선가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양종서 수석연구원은 "후판 등 원자재가격 상승세가 완화되고 지난해까지 선박가격이 크게 올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올해는 1~2%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는데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한 한국 조선업계가 서둘러 수주에 나설 필요는 없는 만큼 수익성 높은 계약 위주로 선별수주에 나선 것이 선가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올해 조선업계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