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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 공든 탑 휘청"…CEO 리스크에 KT 기업가치 하락 우려

    출처:bada.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3/03/02 15:04:09

    차기 대표이사 선정 과정서 주가 16%↓...시가총액 반년새 2조원 증발

    기업가치 저평가 우려 확산… "정치권 인선 개입 중단해야"




    ⓒKTⓒKT


    KT의 차기 대표이사 후보가 전·현직 임원 4인으로 압축됐다. 사내외 후보자 명단 공개 이후 유력설이 나돌던 정치권 인사들이 모두 배제되면서 KT그룹 내에서는 한숨 돌렸다는 반응이 나온다.


    다만 차기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여러 잡음이 이어진 탓에 KT 주가도 크게 하락하면서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는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회는 지난달 28일 차기 대표이사 후보 심사대상자로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부문장(부사장),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사장) 등 4인을 선정했다.


    해당 인사 모두 'KT 출신'으로 앞서 사외 후보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김성태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자문위원(전 자유한국당 의원),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정치권 인사는 모두 탈락했다.


    당초 KT그룹 안팎에서는 정치권 인사와 전직 관료 등 ICT(정보통신기술) 비전문가들이 사외 후보자에 대거 이름을 올리자 회사 경쟁력이 퇴보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 바 있다.


    KT 측은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에서 이해관계자 의견을 반영한 심사기준에 맞춰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면접 심사를 진행한 이후 이사회에서 최종 대표이사 후보 1인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기 대표이사 후보군이 KT 출신 인사들로 추려졌지만, KT그룹을 향한 우려의 시선은 여전하다. 차기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주가 하락세를 겪으면서 지난 몇 년간 쌓아올린 기업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KT 주가는 3만500원으로 구 대표가 연임 도전을 공식화한 지난해 11월 8일 3만6500원과 비교하면 약 16.4% 하락했다.


    구 대표가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연임 적격' 평가를 받으면서 KT 주가는 3만7950원(12월 12일 기준)까지 올랐지만, 국민연금과 정치권이 잇따라 구 대표의 연임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등 차기 대표이사 선정 과정에 잡음이 일면서 KT 주가도 하락세로 전환했다.


    KT 주가는 지난달 27일 2만9950원을 기록하며 3만원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KT 주가가 3만원 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1년 12월 2일(2만9700원) 이후 약 1년 3개월 만이다.


    시가총액도 7조원대로 내려앉으며 2조원 이상 증발했다. 이날 KT 시가총액은 7조9509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기준 46위다. 지난해 8월 1일 10조136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20% 가량 감소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차기 대표이사 후보가) 이사회에서 결정이 되더라도 최종적으로는 주주총회 보통 결의를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금번 대표이사 선임은 끝까지 변수가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주가 관점에서는 향후 경영 전략과 방향에 불확실성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 역시 "경영진 교체에 따라 향후 수익성 위주 경영 정책과 배당 및 주주이익환원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신임 CEO 성향 및 경영 비전이 투자자들에게 인지되기 전까지 혼란한 상황은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구 대표는 2020년 3월 취임 이후 '디지코(DIGICO·디지털플랫폼기업)' 기반의 체질 개선에 주력하며 KT의 양적·질적 성장을 이끈 바 있다. 구 대표 취임 당시인 2020년 3월 30일 1만9700원이었던 KT 주가는 지난해 8월 23일 3만9150원을 기록하는 등 4만원대에 근접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차기 대표이사 선정 과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만큼 정치적 외풍(外風)이 더욱 거세지면서 KT 기업가치가 보다 저평가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실제로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와 관련해 "내부 특정인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며 '이권 카르텔'을 유지하려는 전형적인 수법"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절차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민간기업에 대한 정치권의 과도한 개입은 수년 간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장동력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돌릴 수 있다"며 "투명성과 공정성을 가장한 정치권의 인선 개입은 중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