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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황에 닫히는 지갑…중고 고급차 가격 '뚝'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3/01/18 11:28:04

    경기 불황 및 고금리의 영향으로 중고 고급차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중고차 시장은 경기 선행 지표 중 하나로, 중고 고급차 가격 하락세가 커지자 업계는 자동차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가 오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16일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한국연합회)에 따르면 1월 중고 고급차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우선 제네시스의 대형차 전 모델이 100만~180만원가량 내렸다. 'G80 3.3AWD 럭셔리' 평균 가격은 전달보다 184만원 하락한 2866만원이며, 'G90 3.8 럭셔리'는 103만원 떨어진 4997만원으로 형성됐다. 제네시스의 중형 세단인 ' G70 2.0 AWD 엘리트' 평균 가격 또한 전월 대비 67만원 떨어진 2866만원으로 집계됐다.


    고급 수입차도 경기 불황을 피해 갈 수 없었다. 벤츠 'E클래스 E300 아방가르드' 전월 대비 147만원 하락한 4131만원이었으며, BMW의 '520d 럭셔리 라인플러스'는 105만원 내린 3510만원으로 조사됐다.


    준대형차 및 중·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가격 하락 폭이 컸다. 기아 '올 뉴 K7 2.4 하이브리드 노블레스'의 평균 형성 가격은 2352만원으로 전월에 비해 178만원 내렸다. '싼타페 TM 2.0 4WD 프레스티지'는 2859만원으로 전달보다 265만원 떨어졌으며, '펠리세이드 2.2 디젤 AWD프레스티지' 또한 전달 대비 129만원 내린 4023만원을 기록했다.


    중고차 가격은 전체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중고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의 1월 중고차 시세에 따르면 국산차는 전월 대비 시세가 평균 1.33% 하락했다. 특히 '더 뉴 싼타페', '펠리세이드', '투싼 NX4' 등 레저용 SUV의 평균 가격이 2.1~3.18% 떨어졌다.


    가격이 비교적 높게 형성된 수입차 또한 전월 대비 1.73% 하락했으며 테슬라 '모델3(-2.81%)', 벤츠 'E클래스 E250 아방가르드(-2.88%)', 벤츠 'GLE300d 4MATIC(-2.60%)' 등을 기록했다.


    고금리의 영향으로 1000만원대 가성비 차량을 제외한 대다수 차량의 수요가 줄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와 업계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최근 자동차 중고 금융상품의 평균 금리(36개월 기준)는 약 12%로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차 구매를 고려하는 이들은 대부분 생애 첫 구입·출퇴근용·업무용 가성비 차량 구매를 목표로 한다. 그러나 높은 금리의 영향으로 차량 가격이 내려가더라도 대출을 이용해 차량을 구입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가격이 전년에 비해 떨어졌음에도 소비자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것이 크다"며 "이자 부담 등이 커지다 보니 중고가 매물은 구입 자체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고차 거래는 크게 줄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중고차는 거래량은 28만5976대로 전년 동월(33만4054대) 대비 15% 감소했다. 현대차그룹 또한 중고차 시장 침체의 영향으로 인증 중고차 시장 진출을 오는 하반기로 미뤘다.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차 '아반떼', 기아 '모닝'과 '레이' 등 중고차 인기 모델의 가격 또한 소폭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고차 시황이 흔들리자 업계에서는 고민이 커지고 있다.


    중고차 시장은 첫차를 마련하려는 사회초년생의 수요와 신차 및 세컨드 카를 마련하려는 중장년층의 공급이 공존하는 시장이다. 중장년층의 차량 공급은 결국 신차 구매로 이어지기 때문에 자동차 업계는 중고차 시장을 경기 선행지표로 보고 있다.


    중고차업계는 빅데이터를 이용한 시세 비교 및 허위매물 차단 서비스, 고객 보호를 위한 비대면 거래 서비스, 금융업계 할부 비교 서비스 등을 내놓으며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고금리라는 근본 문제는 당분간 해결할 수 없어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 취득세 감면 등의 지원책을 요청하고 있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라면서 "중고차 구매자는 보통 중저가, 가성비 차량을 구매하려는 이들에게 높은 금리는 치명적이기 때문에 중고차업계의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