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위치 :뉴스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사적 사용 사라질까?
출처:bada.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3/02/05 15:39:49
국토부, 7월부터 '연두색 번호판' 시행…대상 차량 15만대 예상
정상 운용 법인차 회사에 '낙인찍기' 우려…특권층 양산 가능성
법인차 비율 70% 넘은 '슈퍼카' 직격탄…벤츠·BMW 반사이익
정부가 오는 7월부터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기로 했다. 그간 법인차가 사적 사용 논란에 휩싸인 만큼 번호판 구분을 통해 세금 탈루를 막겠다는 취지다. 법인차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은 고가의 슈퍼카 시장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상적인 법인차 운용 회사에 '낙인찍기' 우려와 함께 슈퍼카 대비 상대적으로 대중화된 벤츠와 BMW 등 일부 고급차 브랜드가 반사 이익을 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6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서 공청회를 열고 '법인 승용차 전용 번호판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현재 번호판 색상으로 사용되지 않는 연두색 배경에 검은색 문자의 전용 번호판을 부착하기로 했다.
법인차 번호판 교체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당시 공약으로 국토부는 연구용역을 통해 해당 공약을 구체화해왔다. 법인차 번호판 교체의 취지는 '사적 사용 방지'다. 누구나 쉽게 법인차 식별이 가능해지면 업무용도 외 사용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법인차 전용 번호판 적용 대상은 공공분야 관용차와 공공기관 구매·리스 승용차다. 민간 분야에서는 법인이 구매하거나 리스한 승용차에 전용 번호판이 부착된다. 다만 대여사업용으로 구매한 렌터카는 제외된다.
기존 법인차의 경우 변경된 등록판 교체 시 세제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번호판 교체를 유도할 계획이다. 법인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국토부는 법인차 번호판 교체 시행으로 연간 15만대 가량의 신규 법인 승용차에 전용 번호판이 부착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공공기관에서 운행 중인 법인차는 7500대, 민간 법인 구매차는 11만대, 민간 법인 리스차는 3만6000대 정도다.
전문가는 법인차 번호판 교체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정상적인 법인차를 운용하는 업체까지 낙인을 찍겠다는 것으로 사실상 주홍글씨를 다는 것"이라며 "반대로 연두색 번호판을 달고 '나는 특권층이야'라고 생각하는 부류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법인차의 비율이 절대적인 슈퍼카 시장은 직격탄을 맞은 모양새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가 공개한 '국내 고가 법인차 운행차량 현황'에 따르면 이른바 '3대 슈퍼카'로 불리는 페라리, 람보르기니, 맥라렌의 법인차 비율은 70%가 넘었다.
람보르기니의 경우 총 1698대 중 80.7%인 1371대가 법인차로 등록됐다. 페라리는 2099대 중 1475대(70.3%)가 법인차였다. 맥라렌은 395대 중 313대(79.2%)가 법인차로 운용됐다. 특히 수억 원을 호가하는 고급 차량의 법인차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2억~3억원 사이의 가격을 형성 중인 벤츠 마이바흐 S클래스의 경우 총 5967대 중 4577대(76.7%)가 법인차로 등록됐다. 벤츠 G클래스도 5869대 중 4142대(70.6%)가 법인차로 운용 중이었다.
1억~2억원대 가격에선 법인차 비율이 떨어졌다. 벤츠 S클래스의 법인차 비율은 51%(4만6652대), BMW 7시리즈는 42.3%(1만6273대), 벤츠 GLE는 49.7%(1만4734대)로 집계됐다.
슈퍼카 업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이 바뀐다면 따라갈 수밖에 없다"면서도 "실제 시행 이후 소비자 반응을 확인해 봐야겠지만, 현재 동향을 주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슈퍼가 시장은 축소될 것"이라며 "4억~5억원 슈퍼카에 연두색 번호판을 달고 다니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악용을 해서 1억~2억원 벤츠나 BMW가 되레 더 잘 팔릴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