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위치 :뉴스
플랫폼에 쫓겨 짐 싸는 저축은행 대출모집인
출처:bada.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3/01/31 14:17:06
저축은행 대출모집인 1년 새 25% 감소
대출비교 플랫폼 연계 강화…중요 채널로 부상
비용 감축·리스크 관리 도움…모집인 감소 불가피
저축은행 대출모집인 4명 중 1명이 지난 1년 새 짐을 쌌다. 저축은행의 대출비교 플랫폼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며 대출모집인들의 설 자리가 좁아져서다.
저축은행 대면영업의 한 축이었던 대출모집인 감소세는 앞으로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31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등록된 대출모집인 수는 221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2960명)보다 750명이나 줄어든 수치다. 2020년 말 기준 3970명과 비교하면 2년 새 1760명(44.3%) 급감했다.
과거 비대면 영업 비중이 크지 않던 시절엔 대출모집인은 저축은행 대출 채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2017년만 해도 저축은행 신규 대출금액 중 대출모집인에 의한 비중은 절반 이상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저축은행업권에도 디지털 전환 바람이 불며 비대면 영업 환경 마련에 대한 중요성이 커졌다.
이에 각 저축은행들은 자사 플랫폼(앱)을 고도화하고 토스, 카카오페이, 핀다 등 핀테크 업체와의 제휴를 활발히 맺어 비대면 영업 채널을 확대했다.
또 지난해 급격한 금리상승 여파로 이자 부담이 적은 상품을 찾기 위해 대출상품을 비교 분석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대출비교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1∼7월 애큐온·SBI·유진·모아·페퍼·상상인·한국투자·KB·웰컴·OK저축은행 등 10개 저축은행은 신규 개인신용대출 12조2215억원 중 18.9%(2조3080억원)를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해 실행됐다. 2019년 0.7%, 2020년 6.8%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요즘 개인신용 대출은 에이전트(모집인)는 거의 안 쓰고 담보대출 쪽만 대출모집인을 통해 영업하는 추세"라면서 "당행의 경우 개인대출의 70%이상이 대출 비교플랫폼으로 유입되고 있어 굳이 대출모집인을 안 쓰고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업황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 속에서 비용감축 영향도 있다. 저축은행이 대출모집인에 주는 중개수수료의 경우 개인 신용대출은 3% 내외, 담보 대출은 2% 내외 정도로 추산된다.
토스,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등 빅테크사가 현재 저축은행 대출에 평균 1.7~1.8% 중개 수수료율을 책정하고 있다. 대출 모집인을 통한 수수료 비용이 플랫폼보다 더 높은 셈이다.
일각에선 비용 감축보다는 리스크 등 인력 효율적 관리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대출모집인들의 불법 정황이 금융당국에 적발되기도 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5월 페퍼저축은행 수시검사에서 1100억원 규모의 작업대출을 적발했으며, 올해 SBI·OK·페퍼·애큐온·OSB 등 대형 저축은행의 작업대출도 적발한 상태다.
작업대출은 가계대출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각종 서류를 불법으로 위·변조한 뒤 사업자 주택담보대출을 내주는 수법이다. 해당 작업대출 과정에서 일부 대출모집인이 서류 위·변조 등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출모집인과 플랫폼의 대출중개 수수료는 플랫폼이 조금 더 저렴하긴 하다"면서 "다만 광고료 등이 붙어 총 비용으로 따지면 플랫폼이 싸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집인들이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차주에게 대출을 무리하게 권하거나 도덕적 해이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면서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플랫폼을 통하는 것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점차 대출모집인 수가 줄어들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