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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셋값 8억→6억 '뚝'…역전세난에 집주인들 곡소리

    출처:bada.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3/01/25 11:38:15

    전세 거래 5건 중 1건 2년 전보다 하락

    "당분간 역전세, 역월세 심화"




    ⓒ연합뉴스ⓒ연합뉴스


    #.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A아파트(전용면적 84.99㎡) 집주인 최모 씨는 최근 급락한 전세 시세 때문에 애를 먹었다. 2년 전 8억원에 거래됐던 전세 시세는 6억원으로 떨어져 현 시세에 전셋값을 맞춰주지 않으면 나가겠다는 세입자 때문이다. 최 씨는 가까스로 목돈을 마련해 세입자와 역월세로 합의했다. 그는 "새로 세입자를 받으려면 당장 2억원이 필요한데 돈 구할 방법은 없고 집을 팔아야 되는데 내놔도 안팔리는게 현실"이라며 "1억5000만원은 어찌어찌해서 마련했고 나머지 5000만원은 세입자랑 역월세로 협의하느라 몇달동안 피말렸다"고 토로했다.


    집주인들은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고, 세입자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제 때 이사를 못가는 '역전세난'이 심화되고 있다.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프롭테크 기업 호갱노노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2만3667건 가운데 21.3%인 5050건이 2년 전보다 낮은 가격에 계약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 5건 중 1건은 2년 전보다 떨어진 셈이다. 특히 2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억∼3억원 하락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최근 전셋값 하락으로 역전세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5.45% 하락했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수치다.


    올 상반기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어나는 점도 역전세난 우려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임대를 포함해 17만5000가구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14만4000가구)보다 3만가구 이상 많은 규모다. 오는 3월과 4월, 5월에도 매달 2만가구 이상의 입주물량이 대기 중이다.


    이 같은 입주물량 증가세는 금리 부담에 가속화될 전망이다. 대출이자 부담이 높은 경우 실거주 대신 전세를 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역전세난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고금리로 전세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데 서울 주요 지역에서 대단지 입주가 이어지는 데다 집주인의 신축 아파트 실거주 의무도 폐지돼 전세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현재 수도권 중심으로 고금리 쇼크로 아파트 전세가격이 매매가격보다 더 빠지는 상황"이라며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역전세, 역월세가 더 심화될 수 밖에 없다. 전세가격이 더 빠지면 갭투자를 한 다주택자들이 곤경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