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위치 :뉴스
졸속 보고서 논란에도…부·울·경 부서 늘리는 산업은행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11/17 09:00:11
지난 4월 부산광역시에서 제출한 산업은행 부산이전 관련 경제적 효과 분석 보고서가 기관명을 잘못 표기하고 충분한 근거 없이 이전에 따른 경제효과를 과대계상하는 등 졸속으로 강행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부산이전에 앞서 부·울·경 영업조직 확대를 이유로 수십명의 본점 직원 파견을 추진하는 등 부산이전에 대비한 사전준비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는 최근 입수한 'KB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경제적 효과 분석' 보고서를 공개하고 이 보고서가 기관명조차 제대로 표기하지 않은 졸속 보고서라고 비판했다.
부산광역시 산하 부산연구원이 올해 4월 제출한 12쪽 분량의 이 보고서는 제목을 포함해 총 3곳에서 'KDB산업은행'을 'KB산업은행'으로 잘못 표기했으며 부산시 유휴부지 현황자료, 참고문헌 등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분석내용은 5쪽에 불과하다는 것이 노조의 지적이다.
노조 관계자는 "기관명을 여러 차례 오기하는 등 기본 신뢰도가 매우 떨어지고 영업자산 250조원, 매출액 30조원인 국책은행 이전효과를 분석하기에는 연구분량 및 참고자료 등이 다소 무리가 있다"며 "참고문헌은 산업은행 현황 공시자료 5건, 통계자료 2건으로 매우 부실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행 고시 '지역산업연관표'를 활용해 경제효과 계산을 지나치게 단순화했는데 다수의 연구위원들도 해당 분석법의 실효성에 대해 부정적"이라며 "부산이전에 따른 신규사옥 건축비를 재정투입금액에 포함하고 산업은행의 운영비를 과대 계상하는 등 산업은행 부산이전의 경제적 효과를 부풀리기 위해 자료를 임의 가공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서는 산업은행 본사(본관) 건설과 운영에 따른 부산·울산·경남 생산 유발효과 2조4076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1조5118억원, 취업유발효과 3만6863명으로 분석했으며 부산지역 생산유발효과는 2조2833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1조4665억원, 취업유발효과는 3만6122명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조윤승 노조위원장은 "정말 부끄러울 정도로 형편없는 연구를 통해 이런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게 드러났다"며 "연구자 스스로도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보고서에 누가 작성했는지조차 기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사측은 부산이전을 추진하기 위해 '한국산업은행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내년 1월 정기인사를 통해 부·울·경 지역 근무인력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늘어나는 인력 만큼 업무도 늘려야 하는데 마땅히 맡길 업무가 없다는 것이 사측의 고민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 측은 현재 전국에서 가장 많은 8개의 지점이 운영되고 있는 부·울·경 지역에 본점 인력 30~40명이 파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산업은행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는 한국산업은행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해당 지역 영업조직 확대를 명분으로 내려보낼 수 있는 최대한의 수준이라는 설명인데 노조는 사측이 명확한 업무분장 없이 내년 1월 인사를 통해 파견을 강행할 경우에도 법원에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는 방침이다.
조윤승 노조위원장은 "현재 부·울·경 지역에 2개의 본부가 있는데 인력이 늘어나면 그에 맞춰 조직도 커져야 한다"며 "내년 초 정기인사에서 이들 본부를 총괄하는 부행장급 파견 인사가 함께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