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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업에 멍드는 현대제철, 돌파구 있나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11/14 15:31:42

    현대제철 노조가 한 달 반 넘게 파업을 이어가면서 현대제철이 시계 제로 상황에 놓였다. 당장 생산차질로 인해 4분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제는 노사가 전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 파업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점이다. 내년 철강 업황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파업으로 인한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 9월 24일부터 '게릴라성 파업'을 벌이고 있다. 순환근무 시스템에 따라 라인에 투입되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정확한 파업 시간이나 방식을 결정하지 않은 채 기습적으로 진행되는 파업이다.


    파업 초기에 노조는 후판과 특수강, 선재를 중심으로 파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지난달 5일부터 열연 공정으로 파업 범위를 넓혔다. 전날에는 24시간 파업을 벌이는 동시에 '투쟁승리 결의대회'를 열며 쟁의 수위를 높혔다.


    당초 현대제철 노조는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제철 4개 지회(당진·인천·포항·당진 하이스코)가 공동 전선을 꾸려 쟁의행위에 돌입한 바 있다. 그러나 인천지회가 지난 8일 지회장 명의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임금 및 단체협상 공동 전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당진 하이스코지회도 조합원 투표를 통해 공동교섭 포기를 결정했다. 순천지회는 일찌감치 공동 전선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현재는 당진과 포항, 2개 지회만이 공동 전선에 남아있는 상태다. 이들은 사측에 △기본급 16만5200원 인상 △지난해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 등을 골자로 하는 임단협 공동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가 임직원들에게 지급한 특별 격려금 400만원을 현대제철에도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이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특별 격려금 400만원은 아예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단협 공동교섭도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특별 격려금 지급은 현재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가 특별 격려금을 받은 것은 품질 향상 등 성과를 감안한 것인데 같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이니 똑같이 달라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임단협 공동교섭도 지회마다 임금 체계가 달라 진행할 수 없고 개별 교섭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노사가 강대 강으로 치닫는 동안 현대제철은 생산차질을 겪고 있다. 파업으로 인해 지난달 12~26일 당진제철소 냉연 1·2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또한 철강 반제품인 슬래브가 쌓이고 있어 피해 최소화를 위해 해외 판매를 검토하고 있다. 쇳물을 가공해 만든 직사각형 모양의 슬래브를 고온으로 녹이고 누르고 늘려야 열연강판을 만들 수 있는데 이 과정을 수행할 열연공장이 파업으로 인해 가동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제철은 4분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4분기 매출은 6조79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영업이익은3614억원으로 53.2% 급감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현대제철은 노사 모두 파업을 마무리할 명분도 구심점도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이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현대제철 노조는 2013년 3월 정기상여금 중 고정지급분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승소했다. 이후 올해 1월 2심에서도 승리해 대법원 판결만이 남아있다.


    현대제철 당진지회 관계자는 "파업 지속 여부에 대해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 판결에 따라 올해 임단협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임금에 대한 협상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돼 이것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동 전선을 이탈한 현대제철 3개 지회(인천·당진 하이스코·순천)와 사측은 향후 대화를 재개할 예정이다. 최근 사측과 순천지회가 대화의 물꼬를 트기도 했다. 향후 지회별로 개별 임단협을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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