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뉴스

    피크아웃 그늘 짙어진 철강…내년도 가시밭길 예고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11/09 10:58:15

    철강업계에 불황의 그늘이 덮치고 있다. 하반기 수요 위축과 예기치 못한 태풍피해로 철강 시황의 ‘피크아웃(정점 통과)’가 현실이 된 가운데 내년에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긴축 기조 속에 소비 위축이 지속되며 전방산업의 수요 성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업계는 지난 1년 반 동안의 이례적인 호황을 뒤로 하고 피크아웃에 직면했다. 주요업체들의 실적 잔치는 끝났고 업계의 향후 전망도 부정적인 시각이 짙어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철강 시황의 피크아웃 우려가 제기됐으나 철광석 가격 강세로 제품가격이 유지되고 자동차, 가전, 조선 등 전방산업이 잘해준 덕분에 상반기까지 높은 실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면서 “다만 하반기부터 판매 부진과 환율 부담 탓에 실적이 꺾이고 경기 둔화가 확산하며 향후 시황을 긍정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수요 침체기를 겪은 철강산업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완연한 회복기를 맞았다. 전방산업의 수요 회복과 철광석 가격 급등, 수급 타이트까지 겹치면서 분기 영업이익은 연이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상반기를 끝으로 철강사들의 실적 악화는 현실이 됐다. 철강사들의 3분기 실적은 전년 대비 반토막 이하로 떨어졌다. 포스코홀딩스·현대제철·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 3사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9200억원, 3730억원, 1485억원 등이다. 지난해 3분기 대비 71%, 55%, 50% 각각 감소했다.


    내년 전망도 어둡기만 하다. 글로벌 통화긴축, 고물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세계 경제의 둔화세가 고조된 가운데 세계 철강 수요는 1% 가량의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세계철강협회(WSA)는 최근 2023년 글로벌 철강 수요를 18억1470만톤으로 예측했다. 이는 직전 전망 대비 6670만톤 하향 조정한 것인데,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이 철강 수요를 제한할 것이라는 예측에서다.


    특히 상반기까지는 수요 침체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엄기천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은 "내년에도 미국을 중심으로 각국의 긴축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철강수요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내년 상반기는 올해 하반기와 비슷하게 좋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의 동절기 때 에너지 가격이 폭등해 전반적인 산업활동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금보다 더 고조되는 등 경제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는 변수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어 철강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철광석, 유연탄 등 주요 원재료 가격도 약세가 전망된다. 원자재가 하락은 수요가들의 제품가격 인하요구에 근거를 제공하기 때문에 제품가격 약세에도 영향을 미친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 3월 이후 하향세를 지속 중이다. 11월 1주 중국의 수입 철광석 가격은 톤당 81.16달러를 기록했다. 3월 고점보다 50% 하락한 수준이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3년 철광석 가격은 연평균 톤당 105달러를 전망한다. 상반기 수요침체로 약보합을 예상하며 하반기는 수요 증가에 발맞춰 점진적으로 상승할 전망”이라면서 “원재료 하락 국면에서 전방산업의 수요 침체가 겹치며 제품 평균판매가격(ASP)은 하락이 유력한 상태”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