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뉴스

    부동산 한파에도 초고가 아파트는 '신고가'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12/16 12:03:01

    금리 인상에 다른 거래 절벽 현상으로 집값 하락세가 짙어지고 있지만 일부 초고가 주택은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올해 모든 부동산 지표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고가 아파트 수요는 시장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부동산 양극화를 키우는 모양새다.

    17일 KB부동산이 조사한 주태가격통계 자료를 보면 올해 1월 대비 11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1.94%로 지난해 동기 17.6%에서 반락을 기록했다. 단 1년만에 20%포인트 가량 하락한 셈이다.

    실제로 서울마저 -1.78%의 하락률을 보였으며 인천을 비롯한 6개 광역시는 평균 -2.88%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한 세종은 -9.3% 하락하며 좀처럼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주택 거래량도 거래절벽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서울에서 이뤄진 아파트 거래는 총 1만1231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거래량(4만2244건)과 비교해 보면 1/4 수준으로 거래량이 줄어든 것이다.

    집값도 하락하고 거래도 없는 역대급 부동산 시장이 형성되면서 아파트 값은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을 중심으로 서울 외곽 지역은 집값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부동산 호황기였던 지난 몇 년간 '영끌'을 통해 매수세가 몰린 노원구는 지난해 서울 집값 상승률 1위(20.26%)를 달성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반대로 하락률 1위(-4.46%)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월계동에 위치한 '월계센트럴아이파크'의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8월, 12억5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올해 10월에는 5억원 하락한 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그러나 이 같은 침체 분위기 속에서도 서울 초고가 아파트들은 여전히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9월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반포주공1단지'의 전용면적 140㎡는 73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해당 단지는 올해 6월 66억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기록한 이후 3개월 뒤인 9월에는 71억5000만원, 같은 달 다시 73억원에 거래되며 연일 신고가를 알렸다.

    이 외에도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타워팰리스1차'의 전용면적 244㎡가 지난 8월 64억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으며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아크로서울포레스트'의 전용면적 264㎡는 지난 9월, 무려 130억원에 거래됐다. 통상 금리인상이나 대출 규제 등에 무관한 현금 보유자들이 주택 수요를 탄탄하게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에 서울 초고가 아파트는 사실 부동산 경기에 크게 영향 받지 않는다.

    특히 대형 면적이 주를 이루는 서울의 초고가 단지는 매물이 자주 등장하지 않아 희소성 가치가 높은 아 시장 분위기와 무관하게 수억원이 오르는 가격에도 꾸준하게 거래가 성사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시장이 불안정할수록 '똘똘한 한채'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것도 한몫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대출 의존도가 높은 중저가 아파트 단지가 몰린 지역은 집값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반면 희소가치가 있는 초고가 아파트는 시장 영향을 덜 받으면서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내년 초반까지는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문가들은 지역별, 가격대별 주택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계속되는 금리 인상 기조로 인해 현금 보유자 수요가 탄탄한 강남권 초고가 단지들은 신고가를 경신하거나 상대적으로 집값 하락세가 완만할 가능성이 높다"며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대출 의존도가 높은 중저가 단지들은 집값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매물이 잘 안 나오던 고가 핵심 지역이나 호재가 확실한 지역들은 여전히 상승세"라며 "최근 1~2년간 단기 상승폭이 컸던 지역들은 되돌림 현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재산에 여유가 있어서 금리에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수요자들의 경우 지금을 매수 적기로 보고있다"며 "부동산시장이 회복기에 들어서면 오르는 곳은 더 올라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더 심화될 수 있다. 현재 양극화는 거래가 안 되는 곳이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크게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대비로도 비싼 집은 덜 내리고 싼 집은 더 내리며 집값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기도 하다. KB국민은행이 공개한 월간시계열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 주택가격 5분위 배율은 12.4배로 집계됐다.

    5분위 배율은 주택을 가격순으로 나열한 뒤 5등분해 상위 20%(5분위)의 평균 가격을 하위 20%(1분위)의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고가주택과 저가주택 사이의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것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양극화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국 평균 주택가격 5분위 배율은 전월(10월) 8.2였지만 지난달 12.4로 뛰었다. 서울 평균 주택가격 5분위 배율도 10.5로 전월(5.0)보다 급등했고 인천 평균 주택가격 5분위 배율도 8.5로 전월(4.3)보다 높아졌다. 경기 평균 주택가격 5분위 배율도 7.5로 전월(3.8)보다 커졌다.

    아파트 시장도 같은 상황이다. 전국 평균 아파트가격 5분위 배율은 전월(9.9)보다 악화된 10.7을 기록했고, 서울(4.2→4.5)과 인천(4.3→4.4), 경기(4.3→4.5) 모두 관련 수치가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