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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불매운동 일파만파…가맹점주만 가슴앓이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10/21 10:43:40
"저도 SPC 불매 시작하려고 합니다. 피 묻은 빵 어떻게 먹겠습니까. 해피포인트 앱도 지웠습니다."
지난 15일 발생한 SPC 계열사 SPL 사망사고 이후 SPC 브랜드를 찾지 않겠다는 불매운동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SPC가 사고 이틀째인 이달 17일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뒤늦은 사과', '사망사고에도 계속된 작업' 등 진정성 없는 태도가 연일 도마위에 오르면서다.
최근 SPC가 운영 중인 브랜드 목록을 공유한 트위터 게시물이 2만건 넘게 공유되기도 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생일선물로 받은 SPC 브랜드 쿠폰이 여러개 있지만 모두 폐기하기로 결정했다는 글이 공감을 얻고 있다. 이같은 사태에도 계속 SPC를 이용한다면 기업을 배불리는 행동에 지나지 않는다는 목소리를 내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포켓몬 덕후들도 더 이상 띠부씰을 모으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2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SPC 불매운동은 최근 사망자 빈소에 회사측에서 SPC 빵을 전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제빵업계에서 근무 중인 A씨는 SNS를 통해 "해당 사업장에서 작업 중 사고가 수년째 이어져 온 것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면서 "도 넘은 행동도 정도껏"이라고 일침했다.
이번 불매운동에 대해 일각에서는 지난번 남양유업 사태처럼 여론이 악화한 채로 오랜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깨끗하고 정직한 이미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업계가 식품"이라면서 "작은 이물질만 나와도 돌아서는 게 소비자"라고 말했다.
SPC 불매운동을 벌써 체감하는 점주도 있다. 서울 강동구에서 파리바게트를 운영 중인 A씨는 "지난 주말부터 손님이 뚝 떨어졌다"면서 "이번주 수요일부터는 매출도 줄어드는 게 눈에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정확한 수치는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지난주 대비 베이커리 매출이 두 자릿수 가까이 줄었다"고 전했다.
유명 캐릭터와의 협업으로 인기가도를 달리던 배스킨라빈스에도 소비자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 강남역, 삼성 코엑스몰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한 배스킨라빈스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매장 오픈 이래 가장 한산한 편"이라고 입을 모았다. 배스킨라빈스는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해오고 있었다. 업계에서는 "올해 3분기까지는 실적이 올랐을 지 몰라도 4분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위터 갈무리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SPC가 운영하는 파리바게뜨 단일 매장만도 전국 3420여개(2019년 기준)에 달한다. 각종 SPC 계열 업종을 다 합하면 6000여곳의 가맹점들이 불매 운동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평소 쉐이크쉑을 즐겨 찾았던 B씨는 "여기 아니고도 버거 파는 곳이 많은데 굳이 비양심적인 곳을 찾아 올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불매운동이 장기화 할 경우 자칫 SPC 가맹점주들 생활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시중에 팔리는 제과·제빵 베이커리 제품의 90% 이상은 SPC가 납품하고 있다. 소비자끼리 불매운동으로 결집하려다 자칫 애꿎은 개인 자영업자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SPC는 이날 오전 11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기로 결정했다. 허영인 회장이 직접 나와 사망사고와 관련한 사과문과 재발방지대책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SPC는 현재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될 지 주목되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최근 압수수색을 완료, 사업장 측의 중대재해처벌법·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에선 사업장의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를 다 했는지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 처벌의 관건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