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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디 실권자 방한 무산, 건설업계 반응은?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10/19 11:08:00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방한이 무산됐다. 이번 취소로 현지 초대형 프로젝트인 네옴시티에 대한 우리기업 수주에 악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이어지는 등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지만 건설업계와 해외건설협회 등 당사자들은 이번 방한 무산과 수주는 별개라는 담담한 반응이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의 실질적인 통치자로 평가되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방문이 최종 무산됐다. OPEC+의 석유 감산 합의를 둘러싼 미국과의 갈등과 부산과 사우디 수도 리야드가 2030년 엑스포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점 등 국제 관계가 맞물린 취소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해외 수주 상승세를 띄는 국내 건설사들은 공식 사업비만 5000억 달러(721조원)에 달하는 사우디 미래형 신도시 '네옴시티' 사업에 공을 들여온 터라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 취소가 달가울리 없다.

    실제로 이날 기준 해외건설 수주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33% 성장한 242억 달러(한화 약 34조5000억원)로 급성장했다. 수주 건수도 22% 늘어 433건을 기록 중이다. 이는 해외 수주 호황기인 지난 2015년 이후 7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중동 수주 물량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발주가 줄고 수주가 급감했지만 올해 엔데믹과 고유가로 발주량이 확대되고 수주도 차츰 늘어 관련 건설사들이 주목 받아왔다.

    하지만 사우디 왕세자 방문 무산이 무산된 지난 17일에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등 주요 시공사와 도화엔지니어링, 한국종합기술 등 건설 기술사들의 주가가 6~8%대 급락했고 일부 업체는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극히 부진했다. 이튿날에 하락분의 절반 가량을 회복했지만 여파는 여전히 이어지는 모습이다.
    반면 관련 기업들과 해외건설협회 내부 반응은 차분하다. 왕세자 방문 무산으로 대외적인 분위기 하락은 불가피 하지만 수주 일정과 발주처의 평가에 이렇다 할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게 공통된 견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주가가 갑작스럽게 빠지는 모습을 보고 사우디 왕세자의 방문 무산 소식을 뒤늦게 알았다"면서도 "현지 사업을 총괄하는 부서에서는 이번 방한 취소가 향후 사업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사우디 네옴시티 발주 물량은 왕세자의 방문을 계기로 대폭 늘거나 줄 수 있는 게 아닐 뿐더러 우리 기업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은 이미 공개돼 있고 현지에서도 사전 평가가 내려졌기 때문에 향후 입찰과 기업 평가에 이렇다 할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르면 내달 초 진행될 예정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국내 건설사들의 네옴시티 현지 시찰 준비와 현지 분위기에도 별다른 이상 신호는 없는 모습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원 장관 주도로 추진 중인 우리 기업과 국토부의 사우디 현지 시장 조사 일정은 차질 없이 진행 중이고 현지에서도 별다른 반응은 감지되지 않는다"면서 "(빈 살만 왕세자의 입국이 이뤄졌다면) 양국간 공감대 형성은 있을 수 있겠지만 기술 평가와 비용 평가 등 측정 기준이 일관되기 때문에 왕세자 방한으로 현지 발주처에서 우리 입찰 기업에 가점을 주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토부와 협회는 오는 11월 4일부터 약 5일간 일정으로 사우디 네옴시티 현장 시찰을 추진 중이다. 이번 일정에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등 대형 시공사는 물론 기술·엔지니어링 기업들도 대거 포함될 전망이다.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사우디아라비아 북서부 홍해 인근에 서울 44배 넓이의 저탄소 스마트 도시를 짓는 5000억 달려 규모의 초대형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