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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 탈출 전략 세워라"…팔 걷어부친 재계 총수들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10/19 11:06:39

    삼성·SK·LG 등 국내 재계 총수들이 복합적인 경제 위기 상황에 대비키 위해 '비상경영'과 '미래준비'에 돌입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미·중 갈등, 공급망 불안 등 경영 불확실성의 확대로 '전략 재정비'에 본격 착수하는 모양새다. 재계에서는 기업들이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SK는 한해 경영 성과를 평가하고 내년도 사업 전략을 모색하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제주도에서 사흘간 갖는다.

    올해 회의는 각 계열사의 '파이낸셜 스토리'를 점검하고 향후 실행 계획을 공유·발표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기존 재무성과 뿐만 아니라 시장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목표와 구체적 실행 계획을 담은 스토리를 기반으로 고객, 투자자, 시장 등 이해관계자들의 신뢰·공감을 이끌어내 성장을 가속화 하자는 전략이다.

    지난 2020년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최태원 SK 회장이 추진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이에 대한 진행 과정을 점검하고 '현실화 방안' 찾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6월 확대경영회의 후 4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계열사 CEO들은 최 회장이 강조한 파이낸셜 스토리 재구성을 위한 기업가치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점쳐진다. 또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과 함께 미국·중국 갈등에 대한 여러 시나리오와 관련한 대비책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기업들은 사장단 회의를 통해 하반기 경영 전략을 재정비하고 △글로벌 수요 둔화 △환율 변동 △미·중 패권 전쟁 등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삼성 역시 급변하는 환경에 맞춰 내년 사업 전략을 선제적으로 구상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은 지난달 26일 SDI·전기·SDS·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 사장단과 생명·증권·카드 등 금융 계열사 사장단 40여명이 모여 경기도 용인에 있는 인재개발원에서 2년여만에 사장단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엔 이재용 부회장이 참석하면서 무게감을 더했다. 사장단은 외부 강사의 강연을 듣고, 주요 사업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일선 경영 현장을 넘어 최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2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폐막식에 참석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까지 직접 챙기며 경영 보폭을 한층 넓히는 중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광복절 특사를 통해 경영 족쇄가 풀린 이 부회장이 올 연말 인사에서 회장 직함을 달고 그룹 '컨트롤타워 강화'를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국 출장길에 올라 오하이오주 로즈타운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1공장을 방문한 구광모 ㈜LG 대표는 다음주 LG전자를 시작으로 한 달간 각 계열사 사업 현황에 관한 보고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LG이노텍·LG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와 비(非)전자 계열사에서 최고경영자(CEO)와 사업본부장들이 참석, 잇따라 비상 대책을 수립해 릴레이 사업 보고회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업별 특성을 고려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비롯해 '공급망 다변화'·'고객 중심 기업으로의 전환' 등과 관련한 구체적 공유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재계는 보고 있다.

    앞서 구 대표는 계열사 CEO 등 최고경영진과 경기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사장단 워크숍을 열고 경영 전략을 논의한 바 있다. 특히 그동안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구축한 사업기반을 토대로 5년, 10년 후의 미래 포트폴리오 방향을 점검하고 구체적인 실행 전략도 다뤘다. 미래준비를 위한 실행 전략은 철저히 미래고객의 관점에서 고민해 나가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로 인해 갈수록 경영 여건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내년도 전략을 짜고 있다"며 "경영적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전략에 대한 점검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들 마다 '상황별 비상계획'을 놓고 논의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비상경영에 착수한 기업들은 수시로 사업전략 회의를 열어 위기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