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위치 :뉴스
환율 쇼크 속 서학개미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09/28 09:54:01
"최근 계속 주식시장이 안 좋아서 한동안 앱을 안 열어봤는데 최근에 계좌를 보니 미국 주식 가격이 상당히 떨어졌는데도 원화 수익률은 플러스(+)다. 지금 팔아야 할지 더 두고 봐야할지 고민이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훌쩍 넘어서는 '킹달러' 현상이 지속되면서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해외주식 개인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주가 급락에도 달러 강세에 환차익으로 수익을 실현하는 경우가 생겼지만, 높은 환율 영향으로 물타기(추가 매수로 주식의 평균 단가를 낮추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14를 넘어서며 20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심이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미국 주식 및 지수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각각 0.43%, 0.21% 하락했다. 미국 주식시장 대표지수로 꼽히는 S&P500지수는 하루 만에 연저점을 경신했다.
지난 한 달 간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매수한 대표적인 미국 주식인 테슬라(-0.66%), 애플(-5.96%), 마이크로소프트(-10.87%), 엔비디아(-21.44%)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 한 달 사이 원·달러 환율은 약 80원이나 올랐다. 일부 투자자의 경우 외화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나타났지만 원화 수익률은 플러스를 기록했다.
환차익으로 수익을 실현하게 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지금 주식을 정리하는 것이 맞는지 좀 더 두고 봐야 할지, 추가 매수에 나서야 할지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라모씨(31)는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크게 하락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하더라"며 "지난 7~8월에도 미국 증시가 한국 증시보다 더 큰 폭의 회복력을 보였던 만큼 또 반등의 시점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 환차익까지 더해지면 지금보다 더 이익이 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인 거주 윤모씨(30)는 "원·달러 환율이 강세를 보인다고 해도 끝없이 오르지 않을 거고 그렇게 올라서도 안된다"며 "반면 금리인상은 당분간 계속된다고 하고 달러 강세인 경우 미국 기업들의 실적에도 악영향이 있어 회복 시기를 예측하기 힘들다. 지금 이익이 났을 때 일부 정리하고 상황을 지켜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서울 거주 김모씨(33)는 "미장(미국 증시)의 강력한 회복력을 믿는다"며 "결국 나중엔 주가가 오를 거라고 생각하는데 추가매수를 하고 싶어도 환율이 너무 세다보니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환율 등 변동성이 크다보니 증권사를 옮기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환전 우대나 환차익을 보여주는 서비스 등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 투자자는 "처음 해외주식 투자를 시작할 때부터 키움증권을 이용했는데 환차손이 안 나와서 결국 갈아탔다"며 "요즘 같이 환차손이 중요한 때에 매도 시점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인데 쉽게 알 수가 없어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KB증권 김상훈 연구원은 "미국 주식의 하락 추세는 계속되겠지만 3분기 실적이 우려했던 것보다 나쁘지 않을 전망이고 낙폭과대 인식이 다시 형성될 수 있어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3분기 실적 안도랠리가 장기간 지속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기에 포지션을 신속하게 전환하기 어려운 투자자라면 반등 시기를 성장주 비중 축소 기회로 삼고, 현금을 더 확보하거나 현금 확보가 어렵다면 경기방어 업종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