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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다 4만전자"…삼성전자 수렁에 빠진 개미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09/23 09:56:40

    국민주 삼성전자가 동학개미(국내주식 개인투자자)에게 애증의 대상이 되고 있다. 바닥을 짐작하기 어려운 주가에 개미의 비명소리는 커져가지만, 매수는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들어 지난 22일까지 8.88% 하락했다. 올해 초 7만9600원까지 오르며 8만원대에 가까웠던 주가는 지난 22일 장중 5만43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5만원선이 깨지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직전 4만원대 주가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 3~5월이다. 10만전자 간다던 삼성전자는 코로나 이전으로 주가가 회귀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외국인 투자자다. 삼성전자 주식 보유 비중이 큰 외국인이 하루가 멀다 하고 주식을 내다 팔자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9월 들어 삼성전자 주식 1조6467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올해 들어 지난 22일까지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도 규모는 10조원이 넘는다. 이 기간 삼성전자는 30.52%나 주가가 하락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가를 적극 팔고 있는 이유로는 ‘킹달러’ 현상이 꼽힌다. 달러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원·달러 환율이 지난 22일 장중 1413원을 넘어섰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향후 투자금 회수 과정에서 환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강달러 상황에서는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처분하려는 심리가 강해진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한국의 무역적자 지속 등으로 달러 가치는 오르는 반면 원화 가치는 떨어져 당분가 환율은 강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 주식 중 외국인 보유 비중은 약 50%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절반이 코스피 시가총액 2위보다도 크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이탈하면 삼성전자 주가 충격이 가장 클 수밖에 없다.

    반대로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올해 들어 18조142억원 어치 사들였다. 산술적으로 매달 개인 투자자는 2조원 가량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달에도 2조원 가까이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계속된 개인의 삼성전자 매수는 저가 매수도 있지만 ‘물타기(추가 매수로 주식의 평균 단가를 낮추는 것)’ 성격의 매수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8만원 후반대에서 9만원대까지 치솟으며 가장 높은 주가를 기록했던 지난 2021년 1월 한 달 동안 개인 투자자는 10조원이 넘는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해부터 월간 기준 개인투자자가 삼성전자를 순매도한 경우는 2021년 11~12월, 올해 7월 총 3달에 불과하다. 현재 5만원대 주가와 꾸준한 매수세를 고려하면 개인 투자자 손실규모가 상당하다.

    삼성전자 한 개인 투자자는 "삼성전자 수익률이 –30%를 넘어선 상태인데 주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원금 회수가 될지 모르겠다"며 "그래도 손실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겠다고 삼성전자에 물타면서 단가를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개인 투자자도 "환율이 이렇게 올랐는데 나 같아도 주식을 정리하겠다. 사실 나도 스트레스 받고 지쳐서 주식 계좌를 전부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라며 "그래도 손해를 좀 줄여야 하지 않겠나 싶어서 삼성전자 주가가 좀 오르면 팔고 떨어지면 팔아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소액주주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 보는 삼성전자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9월 들어 4개 증권사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유안타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기존 10만원을 상회하던 목표가를 각각 9만원, 8만1000원으로 내렸다. 케이프투자증권도 목표가를 9만원에서 8만원으로 조정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7만원까지 목표가를 하향했다. 이는 증권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NH투자증권 도현우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11조8000억원 수준으로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IT 세트 수요 부진, 데이터센터 투자 축소 본격화 등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해 2022~2023년 실적 추정치를 하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다만 "낮아진 밸류에이션과 2023년 하반기부터 진행될 메모리 반도체 공급 축소는 긍정적인 포인트"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