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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 범용 가전 한계점?…프리미엄 제품 승부수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08/15 08:33:28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 사업의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 프리미엄 제품 확장과 함께 치열한 가격 경쟁을 펼치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 위축,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 등이 잇따르면서 TV 부문 사업이 직격탄을 맞은데 따른 조치다.
11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시장 기대치를 다소 하회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부문별 세부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양사 모두 TV 판매 부진이 실적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가전 사업 부문에서 영업이익 5000억~6000억원 수준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기록한 1조10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영상디스플레이(VD) 부문 TV 판매량이 1분기 대비 15%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물가 상승과 고금리로 가계의 실질 소득이 줄면서 IT 수요가 위축된 데 따른 탓이다.
LG전자도 TV 판매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은 LG전자의 TV 사업을 담당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 부문이 영업이익 310억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한 것이자 올해 1분기 1880억원 대비 6분의 1수준에 그친 것이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에도 전 세계 TV 시장이 2분기에 이어 부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재료 가격과 해상 운임료 등이 계속 오르면서 가중된 물류비 부담이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는 올해 전 세계 TV 출하량이 LCD TV를 중심으로 작년보다 약 474만3000대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상황도 녹록지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 5월(102.6) 대비 6.2포인트 떨어진 96.4를 기록하며 소비자심리가 빠르게 냉각 중이다. CSSI가 기준선인 100을 하회하는 것은 지난해 2월(97.2) 이후 1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대개 CCSI가 100을 밑돌면 소비자 심리가 '비관적'임을 뜻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른바 '스티커쇼크'가 확산되면서 국내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티커쇼크는 소비자들이 고물가로 인해 가격표(스티커)를 보고 놀라는 현상을 말한다.
주원 실장은 "고물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스티커 쇼크'가 (코로나19 이후) 보복 소비 심리를 압도하고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고 물가 상승이 급격한 속도를 가지면서 고물가에 따른 소비심리 냉각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프리미엄 승부수 띄운 삼성·LG, 가격인하 경쟁 치열
다만 올 하반기 프리미엄 TV 시장 수요가 탄탄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옴디아는 올해 70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의 매출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20%를 돌파할 것으로 봤다.
프리미엄 TV 수요가 살아나면 국내 가전 기업들은 수익성 방어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올 1분기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매출 기준 49.3%로 1위를 기록했다. LG전자의 최상위 프리미엄 라인업인 LG올레드 TV는 1분기에 92만4600대를 출하, 역대 1분기 출하량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기업들 간 프리미엄 제품 차별화 전략도 한층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OLED TV 시장을 주도중인 LG전자는 하반기 세계 최대 크기인 97인치 OLED TV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로써 LG전자는 42·48·55·65·77·83·88·97형에 이르는 역대 최다 OLED TV 라인업을 구축하게 된다. 또 최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글로벌 디자인 전시회 'MDW(Milan Design Week) 2022'에서 선보인 LG OLED 오브제컬렉션 신제품(모델명 LX1)을 올 3분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역시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QD(퀀텀닷)-OLED를 적용한 첫 TV를 북미·유럽 시장에 출시하는 등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TV 가격 인하 경쟁을 펼치면서 시장점유율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65인치 기준 LG전자의 2022년형 올레드 에보(OLED evo) 갤러리에디션(G2)의 출고가는 지난 4월 3200달러에서 지난달 3000달러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역시 QD-OLED TV 가격을 낮추면서 LG전자 G2 모델 대비 200달러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유비리서치는 "올해 상반기 2000불 이상의 출시 가격을 기준으로 한 프리미엄 TV들의 가격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에는 이러한 가격 기조들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의 아마존 프라임 행사
나 카타르 월드컵 기간에 따른 공격적인 마케팅이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