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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정비사업·리모델링 7건 계약 해지…위기감 팽배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08/11 08:30:49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이 도시정비사업을 비롯한 리모델링 시장에서 잇따라 시공권을 잃고 있다. 광주 학동 참사와 화정동 붕괴사고 등 두차례 대형사고가 신뢰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재건축 혹은 리모델링을 추진하던 조합 측에서 시공 계약을 해지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공사 현장만 7곳에 이른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은 올 상반기 정비사업과 리모델링 사업 등 7건의 시공 계약이 해지 됐다.
우선 서울 광진구 광장상록타워 리모델링 조합은 지난 4월 23일 조합원 임시총회를 열고 HDC현산과 체결했던 시공 계약을 해지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서면 결의를 포함한 전체 참석 조합원 167명 가운데 94%에 달하는 157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HDC현산이 리모델링 시공권을 박탈당한 첫 사례다.
건설산업기본법 제14조 제4항은 발주자가 건설사업자로부터 영업정지처분 또는 등록말소처분 통지를 받거나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도급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서울시가 HDC현산에 내린 '영업정지 8개월'(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사고) 처분을 지난 4월 일시 중단하라는 법원 결정에 따라 당분간 사업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한은 HDC현산의 영업정지 처분 관련 본안 소송 1심 판결이 선고된 이후 30일이 되는 날까지다.
수도권을 비롯해 노른자 정비사업장이 대거 포진해 있는 부산에서도 HDC현산과 계약 해지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 안양 뉴타운맨션삼호아파트 재건축, 대전 도안아이파크시티2차 신축공사에선 도급계약이 해지됐고, 경기 광명1구역 재개발 조합, 광주 운암주공3단지 재건축 조합 사업 역시 시공에서 배제됐다.
이외에도 부산 서금사재정비촉진A 재개발조합과 경기 광주 곤지암 역세권 아파트 신축공사 시공계약이 해지됐다.
HDC현산과 컨소시엄으로 시공 계약을 맺은 대형건설사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앞서 롯데건설·HDC현산 컨소시엄과 시공계약을 맺은 부산 서금사재정비촉진A 재개발조합은 롯데건설과도 동시에 시공계약을 해지한 상태다.
삼성물산·HDC현산과 시공계약을 맺었던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 조합 역시 계약해지를 적극 추진했지만 소송전에 돌입할 경우 공사중단으로 인한 부담감이 커질 것을 우려해 계약을 유지하기로 했다.
기존 시공 계약을 유지하는 대신에 컨소시엄에서 현산을 배제시킨 사업장도 있다. 광주 북구 운암주공3단지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조합은 현산 대신 GS건설을 새로운 주관사로 선정하고 공사에서 현산을 보이콧했다.
1조원 규모의 부산 촉진3 재개발구역 역시 시공권 박탈 위기에 처해있다. 조합측은 "시공사 해지 투표결과 총 1430명 중 810표가 계약해지 찬성 표로 인정돼 HDC현산과의 계약이 해지됐다"는 주장이다. 반면 HDC현산 측은 "과반을 넘지 못해 부결된 부분인데 재검 과정에서 조합 내에서 무효표를 살려내 과반을 넘기도록 했다"며 계약해지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맞붙고 있다.
HDC현산은 조합이 무효표를 유리하게 해석했다며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 입장을 바꿨다. HDC현산 관계자는 EBN과의 통화에서 "법적대응을 하겠다는건 아니다"며 "조합측하고는 객관성을 가질 수 있게 검증절차를 가져보자는 쪽으로 얘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금성 촉진3구역 조합장은 "HDC현산 측하고 대화 오간 내용이 없고 최종적으로 시공계약은 해지됐다"고 강조했다.
건설업계에서도 결국 HDC현산의 시공계약 해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HDC현산이 의미없는 버티기에 들어간 것"이라며 "조합 측의 계약 유지 의지가 중요한데 조합이 시공계약을 해지한다는 입장이 명백한 이상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정몽규 HDC회장이 지난 5월 사태 수습에 뒤늦게 나섰지만, HDC현산 내부에선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위기감이 팽배해졌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HDC현산 관계자는 "성원하고 지지해주신 조합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초심으로 돌아가 좋은 아파트를 짓도록 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