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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로 모이는 중후장대…"R&D 역점 첨단기업으로 불러다오"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08/01 08:49:35
철강·조선 등 중후장대 기업들이 IT(정보통신) 허브로 불리는 판교에 올 하반기 둥지를 튼다. 전통적인제조업에서 벗어나 연구·개발(R&D)을 강화해 기술 중심의 기업으로 거듭나고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다.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현재 판교에 건설 중인 글로벌 R&D센터(GRC)에 오는 11월 입주할 예정이다. 한국조선해양, 현대오일뱅크, 현대제뉴인 등 수도권에 소재한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들이 입주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이 GRC를 중심으로 모이는 것은 '기술 없이는 미래가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제조도 해야겠지만 R&D 강화를 통해 기술 중심이 되지 않으면 살아 남을 수 없는 경영 환경"이라며 "일례로 조선업이 수십년 동안 발전하면서 패러다임이 여러번 바꼈지만 여전히 원천기술은 유럽이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선의 경우 화물창(저장탱크) 원천기술을 프랑스의 가즈트랑스포르 에 떼끄니가즈(GTT)가 보유하고 있다. GTT가 화물창 기술특허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조선사들은 화물창 기술을 사용하는 대가로 GTT에 LNG선 가격의 약 5%를 로열티로 지불한다.
엔진도 비슷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세계 최대 조선사이기도 하지만 세계 최대 엔진 제작사이기도 하다. 전 세계 시장에서 대형 엔진의 35%를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만(MAN) 등 유럽 회사의 엔진을 라이선싱받아 생산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사의 영업이익률이 5%가 채 안되는데 화물창 로열티로 LNG선 가격의 5%를 내면 사실상 남는 게 없는 수준"이라며 "핵심 사업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강화해야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이 12월에 판교 크래프톤타워로 이전할 예정이다. 현재 양재동 현대차·기아 본사를 포함해 3곳에 흩어져 있는 조직을 모아 크래프톤타워에 통합사무소를 구축한다.
현대제철은 크래프톤타워로 이전하면서 스마트오피스 구축 등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IT기업들이 주로 활용하고 있는 자율좌석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자율좌석제 운영을 위해 사내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공간을 찾다가 판교로 이전하는 방안을 선택하게 됐다"며 "스마트오피스 도입 등으로 철강업계의 스마트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