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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부세 과세 기준일 지났는데…계속 쌓이는 매물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07/06 08:30:40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올해 보유세 과세 기준일인 6월1일이 지났지만 부동산 시장 매물은 여전히 적체되고 있다. 통상 세금 기산일이 확정된 이후에는 조금씩 매수세가 오르지만 부동산 가격 전망을 보여주는 각종 선행지표가 '하락'을 가리키면서 매수세에 관망이 낀 것으로 보인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보유세 납부가 확정됐음에도 주택 소유자들은 여전히 매물을 내놓고 있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 통계를 보면 이날 기준 전·월세를 제외한 수도권 아파트 매물은 20만6467건으로 지난달(5월13일·19만7368건) 대비 4.6%(9099건) 늘어났다. 지역별로 서울은 5만8442건에서 6만2046건으로 6.1% 증가했고 인천은 2만5409건에서 2만6469건으로 4.1%, 경기는 11만3517건에서 11만7952건으로 3.2% 늘어났다.


    윤석열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조치에 몸값을 낮춘 매물이 풀린 영향도 있지만 매도세 확대가 한 달 넘게 이어지는 것은 다른 요인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 과세 기준일인 6월1일 이후에도 인천을 제외한 서울 경기지역에서 매물 증가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6월2일 기준 경기 지역은 11만7555건에서 11만7952건(0.3%)으로 늘었고 서울지역도 6만1171건에서 6만2046건(1.4%) 증가했다. 인천은 2만6644건에서 2만6469건으로 소폭(0.7%) 줄어들었다.


    통상 과세 기준일이 지난 이후에는 매도보다 매수가 늘어나기 마련이다. 종부세는 매년 6월1일에 집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부과하는 세금으로 매수자 입장에서 6월2일 이후에 주택을 구매하면 이미 종부세 과세 대상이 정해진 집을 사는 셈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과세 기준일이 지난 이후에도 매수보다 매도가 늘어나는 데는 가격 변수가 작용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호가가 수억원씩 떨어지고 집값 전망 지표는 일제히 하락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지역 한 부동산 중개업자 "주택 소유자들은 주택을 처분하려 가격을 낮추고 있지만 집값 하락 기대가 번지면서 호가가 낮아질수록 매수세도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매수자들을 중심으로 현재 집값이 너무 높은 가격대에 형성돼있다는 인식이 퍼져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3월21일부터 같은 값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매매수급지수는 꾸준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수도권 기준 아파트매매가격지수는 매주 0.01~0.02포인트 수준으로 미세하게 줄어들고 있지만 올해 3월21일부터 지난 6일까지 107.5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매매수급지수는 같은 기간 소폭 등락을 보였지만 꾸준히 100포인트를 밑돌았다. 서울 기준으로는 89.4로 올해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100)보다 낮으면 주택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집값 하락 전망이 커진 게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높다. KB부동산 서울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4월 98.1에서 5월 92.2로 하락했다. KB부동산 가격 전망지수는 전국 4000개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해당 지역 집값의 상승·하락 전망을 조사해 수치화한 것이다. 100 미만이면 하락 전망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택 시장의 선행지표로 인식되는 경매·청약 시장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지지옥션의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35.6%로 전달(55.3%)보다 19.7%포인트 하락하면서 2016년 2월(35.1%) 이후 6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낙찰가율은 전월(105.1%) 대비 8.3%포인트 떨어진 96.8%를 기록했고 평균 응찰자 수도 올해 들어 가장 낮은 3.8명으로 집계됐다.


    낙찰가율이 낮다는 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 역시 낮아졌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낙찰가는 시장의 매도 호가나 실거래가의 최저가를 바탕으로 써내는 가격이기 때문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10일에 시행된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조치 후 매매시장의 매물적체와 호가 하락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며 "기준금리 연속 인상도 매수세를 위축시킨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가격 전망은 물론 금리 인상에 따른 주택 구매자금 문제까지 엮이면서 이런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은 "이달 1일로 보유세 기산일이 도래한 가운데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로 급매물도 나오고 있지만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매수세가 감소하면서 서울 전체가 하락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주택 시장의 매수 활력이 저하된 상황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대출 규제, 금리 인상, 경제 성장률 둔화, 가격 고점 인식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매수자들의 관망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