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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발굴 나선 LGD, 'OLED' 수익 개선 신호탄 쏠까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07/29 08:39:39
LG디스플레이가 올해 2분기 적자전환이 전망되는 가운데 위기 돌파구로 대규모 인력 채용 카드를 선택했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세자릿수 연속 채용을 이어가면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문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공급과잉에 따른 사업성 부재에 직면한 액정표시장치(LCD) 산업 대신 성장성이 높은 OLED를 중심으로 회사 체질을 전환하는 'OLED 대세화' 전략을 추진해왔다.
29일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하반기 제조·생산지원·연구개발(R&D) 분야에서 세자릿수 규모의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또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채용 설명회 현장에 자사 제품들을 전시하는 이벤트도 마련했다. 최근 디스플레이 업계 내 인재 채용 경쟁이 뜨거워진데 따른 홍보 전략의 일환이다. 지원자들은 LG디스플레이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양산하고 있는 투명 OLED 제품들을 직접 체험하고, 면접관에게 회사 직무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가 대규모 채용을 통해 부진한 사업 실적을 개선하고 장기적으로 'OLED 대세화'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 2분기 590억원의 영업손실이 전망된다. 2분기 실적 프리뷰 시즌을 앞두고 증권가에서도 LG디스플레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같은기간 LG디스플레이의 매출액이 전년 대비 13% 하락한 6조1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손실은 2950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적자전환의 원인으로는 LCD 사업성 악화가 꼽힌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국 주요도시 봉쇄 등으로 인해 LCD 패널 출하량과 가격 하락이 이어진 탓이다.
하이투자증권은 "공급 과잉으로 인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파른 가격 하락세가 이어져 온 LCD TV 패널은 6월을 기점으로 현금원가를 하회하기 시작하면서 적자폭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 4~5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중국 상하이가 도시 봉쇄에 들어갔다. 상하이는 전 세계 IT기업의 공장이 밀집한 주요 도시로 IT기업에 LCD 등을 납품하는 LG디스플레이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중국 코로나 봉쇄로 편광필름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노트북과 모니터용 LCD패널 출하량은 각각 20%, 8%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도 LG디스플레이가 장기적으로 LCD 라인 몸집은 줄이고 OLED 확산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현재 OLED TV 수요는 꾸준하게 늘고 있는 반면 LCD 제품은 내림세를 겪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1분기 세계 OLED TV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4.7% 증가한 148만 6000대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LCD TV 출하량은 5% 줄었다. 옴디아는 올해 OLED 패널 수요가 지난해 직전년도 대비 52% 늘어난 25.8%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투자증권은 "LG디스플레이가 중장기 성장 동력인 OLED TV 패널 사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LCD 생산라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OLED 대세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로서는 앞서 LCD 무대를 점령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공세가 다소 부담스럽다. 중국 업체들은 최근 소형 OLED 시장으로 존재감을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OLED 스마트폰 업체들이 올 1분기 출시한 모델 수는 총 50종으로 이 가운데 중국 업체의 모델이 43개(86%)를 차지할 정도로 추격이 거세다. 중국 업체들은 현재 고가의 폴더블 폰을 비롯한 OLED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 중이지만 향후 OLED TV 등 대형 OLED 시장으로 영향력을 확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 서플라이체인 컨설턴츠(DSCC)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기업 BOE가 TV에 탑재하는 대형 OLED 패널 상용화를 준비 중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CSOT는 최근 65인치 패널을 주력으로 한 OLED 패널 상용화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업체의 공세에 대비하기 위해 '인력 채용'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대규모 인재 채용 발표에 앞서 국내 유수 대학들과는 채용 연계형 디스플레이 관련 학과를 신설했다.
지난해 12월 연세대와 국내 최초로 '디스플레이 융합공학과' 설립 협약을 맺었고 지난달에는 연세대·한양대·성균관대 대학원에 채용연계형 디스플레이 계약학과를 신설했다. 이를 통해 디스플레이 전문 인력을 오는 2027년까지 200명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인력 확보 노력만으로는 중국의 거센 추격을 막기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한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동반되어야만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최근 서울 코엑스 콘퍼런스룸에서 열린 '2022년 상반기 OLED 결산 세미나'에서 "반도체가 한국의 전략 산업이라면 디스플레이는 중국의 전략사업"이라며 "만약 디스플레이 산업이 중국으로 넘어가면 전세계 IT 가전제품은 중국 정부의 통제하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에 대한) 세제혜택과 특별법 제정 등의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