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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제과·푸드 합병 D-3, 수술대 올리는 사업은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07/28 08:50:03

    롯데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가 오는 7월 롯데푸드를 품는다. 운영 효율화와 사업 확장을 위해 한 가족이 되기로 한 만큼 양사는 중복사업부터 손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법인 운영과 온라인 사업은 규모를 확대하는 쪽으로 중장기 청사진을 꾸릴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합병으로 매출 4조원 규모의 국내 2위 종합식품기업 출범, 롯데그룹이 위태했던 '유통명가' 타이틀을 지켜낼 지 주목된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지난 5월 이사회를 통해 롯데푸드 흡수합병을 승인 받은 것을 토대로 오는 7월 1일 합병을 마무리하고 '통합롯데제과(가칭)'로 재출범한다. 한 지붕 두 가족으로 지낸 지 50년 만이다. 흡수합병을 준비 중인 롯데제과는 최근 합병을 앞두고 주식매수청구도 실시했다. 기존 롯데푸드 주주들이 수령할 롯데제과 합병신주는 내달 20일 상장된다.


    통합롯데제과 대표는 현재 롯데제과 대표이사인 이영구 대표가 맡는다. 이 대표는 2020년 말 롯데그룹 식품BU(비즈니스유닛)장과 롯데제과 대표이사를 겸임하다 지난해 11월 정기임원인사에서로 그룹 내 식품군(HQ) 총괄대표로 선임됐다. 기존 음료와 주류사업부문의 각자 대표체제로 운영되던 롯데칠성음료를 통합하는 등 과거에도 롯데그룹 내 조직 통합을 진두지휘한 바 있다. 당시 음료부분과 주류부문을 합치는 과정에서 경영효율화에 집중한 성과를 인정 받았다.


    양사 합병은 업계에서도 조심스레 예상하던 바다. 2년 전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면서 빙과업계 1위 회사가 되자 롯데에서도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로 나눠 하고 있는 빙과 브랜드를 하나로 합치는 작업을 논의할 것으로 업계가 짐작했다는 후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당시는 유통명가로 불렸던 롯데의 입지가 흔들렸던 시기였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롯데제과도 롯데푸드 흡수합병 계획을 발표하면서 '빙과사업'부터 통합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빙과사업은 양사의 유일한 중복사업이자 통합과 동시에 성과가 바로 드러나는 사업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빙과시장 점유율은 롯데제과가 30.8%, 롯데푸드 15.2%, 빙그레(해태 포함) 40.5%로 나눠 가졌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빙과사업이 합쳐지면 46%의 점유율로 빙그레를 넘어서게 된다.


    빙과 브랜드도 합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경쟁사 대응을 위해 제품을 축소하는 대신 메가브랜드를 육성하는 데 방점을 둘 것으로 예상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기존 롯데제과(영등포, 대전, 양산)과 롯데푸드(천안)로 나눠져 있던 빙과 생산라인은 대전, 양산, 천안으로 재배치 될 전망이다. 합병 후 조직은 제과와 푸드 사업부로 각각 운영, 빙과는 제과 담당이 유력하다.


    내수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커머스 사업부문도 통합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자사몰을 통합하여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 이커머스 조직을 확대하고 마케팅을 강화하기로 정했다. 현재 10% 미만인 온라인 매출 비중을 2025년까지 25%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도 정했다.



    롯데푸드 김천공장롯데푸드 김천공장


    해외사업은 롯데제과가 주도적으로 키워갈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제과는 현재 8개 해외 법인(카자흐스탄, 벨기에, 파키스탄, 인도, 중국, 싱가포르, 러시아, 미얀마)을 운영 중이다. 이 중 파키스탄과 러시아 등 일부 국가가 경제 위기를 겪고 있지만 롯데제과 해외법인과 공장은 정상 가동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제과가 추후 유럽이나 미주 등으로 법인을 늘리거나 설비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롯데푸드가 해외법인이 없다는 점을 보완하면서도 롯데푸드가 신사업으로 밀고 있는 가정 간편식(HMR) 등이 유럽과 미주 지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HMR은 롯데푸드의 이진성 대표가 전담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양사 합병에 대해 롯데가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롯데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다른 롯데 계열사인 케미칼이나 쇼핑쪽이 급성장하면서 내부적으로도 식품이 노쇠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며 "각 계열사 사업 정비 TF를 꾸릴 때마다 식품부터 손봐야 한다는 얘기가 계속 있어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