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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증유 정제마진' 역대 최고치…정유사 2분기도 '엄지척'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07/26 08:20:40

    정유사 수익의 '바로미터'인 정제마진 초강세로 국내 정유사들의 역대급 2분기 호실적이 점쳐진다. 국제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휘발유·경유 등 석유 제품 가격이 고공행진을 지속, 정제마진이 사상 최고치에 달했기 때문이다.


    급기야 정치권을 중심으로 '횡재세(Windfall Profit Tax·초과이윤세)'를 물리자는 목소리까지 나오자 업계는 긴장의 끈을 조이고 있다.


    28일 정유·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6월 넷째 주(20∼24일) 주간 평균 싱가포르·두바이 복합 정제마진은 전주보다 5.09달러 오른 배럴당 29.5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초 5.9달러와 비교하면 5배 가까이 급등한 수준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1.7달러)과 견주면 약 17배 높은 마진이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에 해당한다. 지난 3월 넷째 주 역대 최고치를 찍은 뒤, 6월 셋째 주 다시 최고가 기록을 갈아 치웠으며 이제 3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둔 상태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와 같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운송비 등을 뺀 금액을 의미한다. 통상 정유사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4~5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정제마진이 급등한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단이 됐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선으로 떨어졌지만, 디젤의 재고 부족·타이트한 수급 상황 등 전 세계 에너지 수급 불균형이 이어진 여파다.


    이에 정유사들은 2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올릴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하면 SK이노베이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가 평균 전망치)는 매출 18조5087억원, 영업이익 1조144억원이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66.4%, 100.3% 늘어난 수치다. 에쓰오일(S-Oil) 역시 해당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전년동기 대비 각각 57.8%, 52.1% 늘어난 10조5879억원, 8687억원을 낼 것으로 봤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원유와 석유제품 재고량이 낮아 조금의 공급 충격에도 정제마진이 일시적으로 폭등하는 오버슈팅(Over Shooting)이 발생되고 있다"며 "7월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 규모가 줄어들 우려가 커진 상태로 아시아 역내 석유제품 공급상황은 6월 보다 7월이 더욱 빠듯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정제마진의 초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정유사들의 정제설비 가동률도 크게 올라왔다. 정유 4사의 최근 가동률은 모두 90% 이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유업계는 최근 정유사의 초과이윤을 세금으로 환수하자는 '횡재세' 논의가 일자 난색을 표하는 실정이다. 최근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2100원선을 넘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소비자들의 불만도 커지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정유사들의 초과이익 환수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반면 정유사들은 1분기에 거둬들인 영업이익 4조8000억원 중 약 40% 규모가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유가 하락 시 재고 손실로 다시 반납해야 한다는 의미다. 업계는 이러한 점을 들어 '회계상의 이익' 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22년부터 정유사가 창출하는 대규모 이익은 향후 재활용플라스틱, 수소, 배터리 등 신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한국 에너지 업계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법을 제정하는 것이 횡재세를 부과하는 것보다 바람직한 정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