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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버린 둔촌주공 현장, 철근은 녹슬고 있다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06/27 08:36:41
12일 공사가 멈춘 둔촌주공 현장. 건축물 구조를 구성하는 중요 벽체와 기둥 곳곳에 철근이 녹슬고 있다. 지난달 15일 공사가 전면 중단된 후 자재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공사 재개 시점도 불투명한 가운데 시공이 다시 시작되더라도 부실 공사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국가건설기준센터의 철근 공사 표준시방서는 '철근 및 용접철망의 이음 및 정착' 조항에서 '장래의 이음을 대비해 구조물로부터 노출시켜 놓은 철근은 손상이나 부식을 받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공사현장에서는 기존에 설치된 철근 구조물에 대한 산화 현상을 막기 위해 비닐포장으로 노출된 철근 부분을 감싸는 '캡' 처리를 해야한다. 그러나 둔촌주공 현장 철근 구조물은 보호 장치 없이 그대로 외부 환경에 장시간 노출돼 산화한 것이다.
현재 둔촌주공 현장은 공정률 52% 상태로 대부분 구조물 이음 작업 직전 단계에서 중단됐다. 기존에 설치된 철근 구조물의 끝부분은 대부분 노출된 상태라는 얘기다.
녹슨 철근을 그대로 사용할 경우 구조물의 안전성과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녹슨 철근을 사용하면 철근과 콘크리트 사이에 수막현상이 발생해 흡착력 저하로 강도가 나오지 않는 데다 공사과정에서 나온 녹물로 수질오염 우려도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관계자는 "녹슨 철근은 콘크리트와 부착력을 떨어뜨리고 수막현상으로 박리가 돼 흡착력이 떨어져 적정 강도가 나오지 않는다"며 "대부분의 건축 시방서에 철근에 녹이 발생했을 경우 반드시 녹을 제거한 뒤 시공하도록 명시하고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공사 측은 국내에는 철근 녹에 대한 명문화된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녹슨 철근을 사용하는 것은 부실시공이라는 고정관념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 콘크리트 시방기준에 정상적인 양의 녹은 부착강도를 오히려 증진시킨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장 철근 산화 현상은 심화할 전망이다. 둔촌주공 조합과 시공사는 아직까지 합의는 물론 진전도 이뤄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에는 '둔촌주공 조합 정상화위원회'까지 나서 시공사업단과 면담이 진행됐지만 유의미한 결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철근 구조물에 대한 입장도 평행선을 달리면서 향후 이와 관련한 공사비 책정 문제에 시비가 붙을 가능성도 나온다.
앞서 둔촌주공은 지난 2020년 착공에 앞서 공사비를 약 5600억원 증액하는 계약을 맺었다. 공사비 증액 내용에는 자재비 변경과 설계변경에 따른 추가 건축비도 포함됐다. 녹슨 철근 문제로 구조물 교체가 이뤄질 경우 추가 공사비 증액도 논란을 키울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 아파트 5930가구를 철거하고 지상 최고 35층, 85개 동, 1만 2032가구의 신축 아파트 '올림픽파크 포레온'을 짓는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