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위치 :뉴스
다주택 양도세 중과 유예, 매도 절벽·가격 하락 초래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06/21 08:59:59
오는 10일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유예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양도세 중과 배제에도 거래절벽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집값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매물 출회 없다"…'매도 절벽' 예상된 수순
9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을 1년간 한시적으로 유예한다고 공언한 이후 현재까지 전국 아파트 매물은 36만441건에서 38만3508건으로 2만3067건(6.4%) 증가했다.
다만 현장에선 매물이 늘어난 통계 수치와 달리 '매도 절벽'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서울 노원구(상계주공 11단지)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도 문의 1~2건으로 조금 늘었는데 체감할 정돈 아니다"며 "다주택자 양도 차익 커서 내려가는데도 불구하고 매물이 많이 나오진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을 기본세율인 45%로 유예해 준다고 해도 세금 완화 체감이 많진 않아 크게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데오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지난 3월 말 인수위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을 유예해준다고 발표하기 전과 후가 비슷하다"고 말했다.
김종필 세무사도 "매물이 급증하진 않고 양도세 중과 유예를 기다리고 있던 실수요자들이 움직인다"면서도 "보유세 기산일인 6월 1일 이전에 처리되는게 쉽지 않아 매물을 내놔도 잘 안 팔린다"고 시장의 침체된 분위기를 전했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실행에도 매도 절벽은 예상된 수순이라는 반응이다. 매물 출회가 제한적이고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새 정부가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해 부동산 공약 이행에 대한 속도조절에 들어간 데다 주택 거래에 있어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갭이 크게 벌어졌다는 이유에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매도자 입장에선 여러가지 부동산 공약이 완화쪽으로 방향을 가져가다보니 주택을 처분하지 않고 가지고 있으면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여전하다"며 "새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거래절벽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이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매물이 생각만큼 안 나올것"이라며 "2020년도까지 임대주택 등록 가구수는 160만7000가구인데 다주택자는 임대주택 등록기간 내에 주택을 매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주택자 대부분이 임대주택 등록 사업자로 양도세 중과를 완화해줘도 못 판다"며 "양도세 중과를 완화해 봐야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거래절벽 지속→매매가 하락 흐름
이 같은 거래 절벽은 전반적인 시세 하락 흐름을 더욱 부추길 전망이다.
보유세 기산일인 다음달 1일 이전 매매를 통해 세금 폭탄을 피하려는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수개월 전부터 쏟아져 나온데다 양도세 중과 유예를 노린 매물은 더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대출 규제 완화 등 매수자를 지원하는 추가 대책이 나오더라도 거래 감소와 매매가 하락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견해마저 나온다.
이달 초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전 분기 대비 0.14% 올라 지난해 4분기 1.81%보다 상승폭이 축소됐다. 특히 수도권 매매가는 전분기보다 0.01% 내려 하락 전환했다.
특히 GTX 등 호재로 상승했던 안양과 수원, 파주 등이 하락했고 인천은 재개발 수요가 유입된 미추홀구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평균 매매가격이 떨어졌다. 서울 강북권은 용산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가격이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하락거래 비중도 늘고 있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수도권 지역 아파트 실거래가 동향을 보면 대선 직후인 3월 10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아파트의 전고가 대비 하락 거래 비중은 67.1%로 전월(62.5%)보다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 하락 거래 비중은 지난해 9월 35.1%를 기록한 뒤 40.5→46.1→54.5→57.5→62.5%로 매월 가파른 증가세다.
KDI는 향후 부동산 시장은 수요 측면에서 금리 인상으로 가계대출의 기회비용이 늘고 매매와 전세가격의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 측면에서도 올해 아파트 공급 물량이 지난해에 비해 소폭 증가하면서 가격의 상방 압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보유세 회피와 양도세 절감을 노린 물량은 이미 시장에 상당량 나와 있다고 판단하고 양도세 중과 유예와 금리 인상 등은 시세 하락을 이끄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다주택자들은 이미 몇 달 전부터 매물을 내놓고 이달 말경 잔금을 치르기로 한 물량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매물이 늘어난 가운데 양도세 중과 한시 유예로 추가 증가 요인이 더해졌고 금리 인상 기조마저 겹쳐 향후 거래량 감소와 시세 하방압력은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