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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환율·금리에 울고 웃는 조선·해운업계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06/21 08:53:03
조선·해운업계가 치솟는 환율·금리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수출 비중이 높고 대금을 달러로 받는 업계 특성상 원·달러 환율 상승은 매출 상승으로 이어져 긍정적이다. 그러나 금리 인상은 이자 비용 증가를 초래해 수익성을 악화시킨다. 업계는 이 같은 변동성 확대에 따라 물동량, 선박 발주 상황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일 조선·해운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 3사는 선박 대금을 달러로 받는다. 해외에서 사오는 기자재도 달러로 결제한다. 이러한 구조는 HMM 등 해운사도 비슷하다. HMM도 운임과 비용을 모두 달러로 결제한다.
이에 원·달러 환율 상승은 자연히 원화 매출 증가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달러당 1000원이었을 때 배를 수주했는데 인도 시점에 환율이 달러당 1200원으로 오르면 그만큼 매출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올 들어 환율은 파죽지세로 오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8일 1272.5원으로 마감했다. 2년 1개월 만에 종가가 1270원을 돌파했다. 3개월 전만 해도 1200선을 밑돌았던 것을 감안하면 약 80원 가량 급등했다.
서민호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연구원은 "환율 상승은 순수출 포지션인 조선 등의 산업에 긍정적"이라며 "순수출 비중이 가장 높고 환율 변동을 판매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운 조선 산업이 환율 변동에 따른 실적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총산출액 대비 수출 비중은 해운이 89.5%로 가장 높다. 이어 △ 반도체 87.2% △ 조선 76.2% △ 자동차 55.0% △ 디스플레이 47.% 순이다.
원·달러 환율은 상반기 동안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서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중 6번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계획하고 있어 올해 상반기 달러화 강세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하반기 환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국제 정세 불안이 점차 해소되며 다소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과 달리 금리 인상은 조선·해운업계의 수익성 악화 요인이다.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금융상품·차입금 및 선박 리스부채에 대한 이자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자율이 1%(100bp) 상승하면 6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대우조선해양과 HMM은 각각 153억원, 224억원의 손실을 입는다.
문제는 금리가 앞으로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미국 연준은 오는 3~4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것이 확실시된다. 우리나라도 미국의 움직임과 국내 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지난 4월에 이어 이달에도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는 것보다 오르는 게 좋긴 하지만 환율이 변동하면 선주들의 발주 시기가 지연될 수도 있다"며 "또한 지금의 달러 강세는 긴축 영향이 큰데 이는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글로벌 물동량이 줄어 해운 운임이 하락하면 선박 발주 시장도 침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