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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어 GS도…바이오 '힘'주는 대기업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06/20 08:29:14
국내 대기업들의 바이오 사업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롯데그룹이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분야로 사업 본격화 계획을 밝힌 데 이어 GS그룹도 연이은 바이오 관련 투자를 진행하며 미래먹거리로 바이오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휴젤 경영권 인수를 마무리한 GS그룹이 싱가포르 백신 기업 'RVAC 메디신스(Medicines)'의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GS그룹이 투자에 참여한 RVAC 메디신스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플랫폼을 활용한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는 싱가포르 바이오 기업이다.
이 기업은 지난달 1억4000만달러(약 1780억) 규모의 펀딩을 진행, GS그룹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번 펀딩에는 싱가포르 소재 글로벌 헬스케어 전문 투자 펀드인 CBC그룹과 싱가포르 투자회사인 파빌리온캐피털·EDBI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GS그룹 측은 정확한 투자 규모를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업계는 GS그룹의 이번 투자를 바이오 사업 확장을 위한 포석으로 분석하고 있다.
작년 8월 국내 보툴리눔 톡신 1위 기업인 휴젤의 지분 46.9% 인수 의사를 밝히며 바이오 분야에 첫발을 내딛은 GS그룹은 최근 휴젤 인수대금을 완납하며 GS 핵심 임원들을 이사진에 합류시키는 등 경영권 인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특히 휴젤 등기이사로 GS그룹 4세 허서홍 부사장이 합류하고 앨러간 고위 임원 출신 패트릭 홀트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점 등을 미뤄봤을 때 그룹 내에서 바이오 분야를 주력 사업으로 키우려는 의지가 드러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의 바이오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은 지난해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작년 CJ제일제당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에 특화된 '천랩'을 인수했으며 한화그룹 관계사 엠투엔도 신라젠을 인수했다. 휴젤 인수전의 경우 신세계그룹, 삼성그룹, SK그룹, LG그룹 등이 모두 한 차례씩 검토를 거치며 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다.
올해 CMO 사업을 본격화하는 롯데그룹 역시 지난해 이미 바이오 사업 진출 계획을 알린 바 있다. 롯데그룹은 CMO 외에도 신약개발 등 다각도의 사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한다고 밝히며 추가 인수합병(M&A)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다.
이처럼 관련 사업 이력이 없었던 대기업들의 바이오 사업 진출은 향후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바이오 분야가 미래먹거리로 유망하다는 판단에서다.
더욱이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며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업 생태계 확장이 필요하다는 점에 이견 없이 공감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여러가지로 한계가 따르는 제조업에 비해 바이오산업의 미래가 유망하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며 "앞서 진출한 삼성그룹과 SK그룹 등이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바이오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 것도 다른 그룹들을 자극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대기업의 바이오산업 진출에 대해서는 고무적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개발단계에서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들어가는 산업 특성상 거대자금을 보유한 대기업이 뛰어든다면 안정적인 연구를 이어갈 수 있을 뿐 아니라 대기업이 보유한 인적·물적 자원으로 인한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바이오 업종의 기업공개(IPO)가 이전과 비교해 활성화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기업들의 진출로 인한 M&A는 바이오벤처들의 또 다른 자금 유통 경로가 되며 산업 활성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바이오협회 황주리 미래성장부문장은 "대기업들의 M&A가 활성화 된다면 업계 자금 흐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벤처기업이 많은 업종 특성상 IPO가 임상을 위한 자금 확보에 유일한 출처였다면 대기업의 M&A는 또 다른 출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IPO가 원활하지 못해 자금 순환이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업계 진출이 산업의 윤활류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