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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수주 잭팟" 삼성전자, 5G 잡고 6G 선점 나서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06/15 08:34:32
"5G 시장을 선점한 자가 6G 시장을 차지한다."
삼성전자가 미국 5G(5세대 이동통신) 시장에서 이른바 잭팟을 터뜨렸다. 수주 규모만 자그마치 1조원 이상에 달하는 대규모 계약이다.
5G 시장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면서 6G(6세대 이동통신) 시장 선점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5G 시장의 승자가 6G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5G 시장에서 전용 장비 출시부터 대규모 수주까지 적극 활동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른바 '꿈의 영역'으로 불리는 6G 시장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6G 시장을 일찌감치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인재육성과 선행 기술 연구 등을 병행하고 있다. 5G 시장 점유율 확보를 바탕으로 향후 6G 시장을 꾀하겠다는 '투트랙 전략'이 속력을 내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미국 제4 이동통신 사업자 '디시 네트워크(DISH Network)'의 대규모 5G 통신장비 공급사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상세한 계약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1조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삼성전자가 맺은 미국 내 5G 통신장비 공급 계약 중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0년 9월 미국 1위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과 7조9000억원 규모의 5G 통신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국 통신 장비 역사상 단일 계약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삼성전자는 디시 네트워크의 미국 5G 전국망 구축을 위한 △5G 가상화 기지국(vRAN) △다중 입출력 기지국(Massive MIMO radio)을 포함한 라디오 제품 등 다양한 통신장비를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디시 네트워크 공급사 선정으로 자사의 5G 기술력을 입증했다고 자평했다. 아울러 이번 수주를 계기로 미국 내 점유율을 확대하고 핵심 공급사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디시에 공급하는 5G 가상화 기지국은 소프트웨어를 범용 서버에 탑재해 기지국 기능을 구현하는 방식"이라며 "유연하고 효율적인 통신망 구축과 운영을 지원하는 차세대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5G 시장에서 대규모 수주부터 자체 장비 출시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외에도 삼성전자는 연초 영국 서머싯주 바스시에서 보다폰 영국 법인과 협력해 설치한 5G 기지국의 첫 상용 신호를 송출하기도 했다. 5G 신호 송출에 자사의 가상화 기지국 '브이랜(vRan)' 통신 네트워크 기술을 사용했다. 삼성전자가 공급한 5G 장비가 유럽에서 최초 상용 가동된 것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영국 소재 다국적 통신사이자 유럽 1위 통신사인 보다폰은 지난해 6월 삼성전자를 보다폰의 4G·5G 네트워크 장비 주요 공급사로 선정했고 올해부터 삼성전자 기지국을 가동하게 됐다. 현재 삼성전자는 프랑스 오렌지텔레콤, 체코 도이체텔레콤 등과 5G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이달 국내 '이음5G' (5G 특화망) 전용 장비를 출시, 이음 5G 시장 공략을 가속화했다. 이음 5G는 이동통신 사업자 외 일반 기업에서 직접 5G 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5G 주파수를 활용하는 통신망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부터 4.7GHz 와 28GHz를 특화망 전용 주파수로 할당하고 상용 서비스를 위한 준비를 진행해 왔다.
이음5G 전용 장비는 라디오 기지국과 컴팩트 매크로인데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이음 5G 전용주파수인 4.7GHz와 28GHz 대역을 모두 지원한다.
장용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B2B∙B2G 그룹 상무는 "삼성전자의 이음5G 전용 장비는 당사의 5G 기술력과 기업용 5G 서비스에 대한 연구 결과가 결합된 제품"이라며 "국내 업체들과 함께 SOC 시설, 공장,교육시설, 공원, 콘서트장 등에서 이음5G망을 활용한 다양한 사례를 발굴해 국내 이음5G의 상용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5G 시장에 적극 나서는 배경으로는 5G 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이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이비스월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글로벌 5G 통신장비 시장 규모는 378억달러(약 45조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올해까지 4배 이상 성장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아직까지 5G 시장 내 삼성전자의 존재감은 독보적인 수준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지난 2020년 기준 글로벌 5G 통신장비 분야 시장 내 점유율 1위 기업은 화웨이(31.7%)가 차지했다. 이어 △스웨덴 에릭슨(29.2%) △핀란드 노키아(18.7%) △중국 ZTE(11%) 등이 뒤따랐다. 반면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7.2%로 5위에 그쳤다.
5G 주도 기업이 6G 시장 선점…삼성, 시스템 반도체와 6G 등에 240조원 투자
삼성전자가 5G 시장에 적극 나서는데는 6G 시장 선점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2012년부터 5G 국제 표준화 작업에 참여해 기술 제안과 표준화 완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 경험이 있다. 5G 상용화를 주도하면서 향후 6G 시장 선점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심산이다.
6G는 최고 전송 속도가 초당 1000기가비트(1000Gbps)에 달하고 5G보다 약 50배 빠른 데이터 전송을 목표로 한다. 4G 대비 1000배 가량 빠른 속도 구현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6G 기술의 상용화 여부에 따라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확장현실(XR) 시대 개막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6G 시장 표준화가 정착되지 않은 상태"라며 "결국 5G 시장에 능통한 기업이 6G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6G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미래 먹거리로 선정한 분야이기도 하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지시로 2019년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 통신연구센터를 설립했는데, 해당 연구소에서는 6G 선행기술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난 2020년 7월에는 '6G 백서'를 통해 차세대 6G 이동통신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연초 청와대 초청 만찬에서 "통신도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로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아쉬울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6G도 내부적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향후 3년간 시스템 반도체와 6G 등에 24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6G 인재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고려대학교와 6G를 비롯한 차세대 통신 기술을 다루는 '차세대통신학과' 신설했다. 이달에는 '삼성 6G 포럼'을 개최하고 학계·업계 관계자들과 6G 미래 기술을 공유하는 자리를 갖는 등 6G 시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편 증권가에서도 5G 시장 승자가 6G 시장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과거에도 3G 시장에서 맹활약했던 기업들이 결국 5G 시장 선점에 성공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네트워크 장비 업종 안에서 현재 5G 주도 기업이 6G에서도 주도권 가질 것"이라며 "과거 3G와 LTE 도입으로 큰 수혜를 받았던 업체들이 5G 도입으로 인해 똑같이 수혜를 받았던 것처럼 5G+, 6G 도입으로 인한 수혜 역시 국내 상위 네트워크 장비 업체들이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