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위치 :뉴스
건설사 미래먹거리 속도낸다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06/15 08:23:22
건설업계가 본업인 '건설' 외 새 먹거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들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 원자재 가격 급등과 주택 경기 하락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업계는 돌파구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건설업 매출의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플랜트나 주택 사업만으로는 이 같은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GS건설)은 이날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발주한 총 3632억원 규모의 '수출용 신형연구로 및 부대시설' 건설공사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수출용 신형연구로 건설공사는 하부구동 제어장치, 판형 핵연료 등 세계 최초로 적용되는 최신기술을 적용한 15MW급 연구용 원자로로 지하 4층~지상 3층의 개방수조형 원자로와 관련계통·이용설비 공사다.
가칭 '기장연구용원자로'로 불리는 수출용 신형연구로가 건설되면 그동안 수입에만 의존해왔던 방사성 동위원소의 국내 수급안정 수출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중성자를 이용한 고품질 전력용 반도체 생산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건설은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원전해체 사업에 진출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홀텍사(社) 소유의 인디안포인트 원전해체 사업에 PM(Project Management) 계약을 포함한 원전해체 협력 계약(Teaming Agreement)을 체결했다.
미국 홀텍사는 미국 내 소유 중인 인디안포인트 원전, 오이스터크릭 원전, 필그림 원전 등 원전해체 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그 중 현대건설은 첫 번째로 인디안포인트 원전에 PM(Project Management)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은 "홀텍사와 전략적 협업으로 사업 다각화 및 신사업의 핵심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향후에도 SMR 등 에너지 전환 신사업 또한 미래 핵심 경쟁력으로서 선도적으로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물산은 미국의 소형모듈원전(SMR) 전문기업 '뉴스케일파워'에 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뉴스케일파워는 미국 아이다호에 60MW급 SMR 12기 건설을 진행 중이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등 그린수소를 핵심 에너지 수출 자원으로 육성하려는 국가와도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미래먹거리 확보에 나섰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올해 초 초소형모듈원전(MMR) 분야에 진출했다. 미국의 전문기업인 USNC와 지분 투자 계약을 맺고 MMR 글로벌 EPC 사업 독점권을 확보한 바 있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국내 최초 원전 수출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사업 시공사이기도 하다.
대형건설사들이 원전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는 데는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럽의 원전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데다 다음달 출범할 윤석열 정부가 탈원전 폐기를 공언하면서다.
본업인 건설과 큰 연관성이 없는 분야로 발을 들이는 곳도 있다. GS건설은 최근 신세계푸드와 '친환경 연어' 공급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GS건설이 민간투자자로 참여한 부산 스마트양식시설에서 생산되는 연어를 소비자에 공급하기 위해서다.GS건설은 수처리 기술로 연어 양식에 사용되는 바닷물을 정화해 공급한다.
DL이앤씨는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과 저장 사업(CCUS) 육성에 나선 상태다. 올해 경영 목표의 일환으로 탄소 포집·활용·저장 사업 전반에 걸쳐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데 따른 것이다.
호반건설은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을 시작했다. 최근 KT엔지니어링과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사업 관련 기술·경험 제공과 시공 협업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대우산업개발은 자회사 '이안지티'(iaan GT)를 통해 이달 말 신논현역 인근에 고급 수제버거 브랜드를 론칭한다. 첫 매장으로 여는 '굿 스터프 이터리'(Good Stuff Eatery·GSE)는 미국 써니사이드 레스토랑 그룹의 고급 수제버거 브랜드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즐겨 먹은 것으로 알려져 유명해졌다.
건설사가 미래먹거리 발굴에 속도를 내는 데는 최근 중대재해처벌법과 원자재 공급난 등 악재가 겹겹이 맞물리면서 본업만으로는 생존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해법 마련의 일환으로도 풀이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고 과거처럼 단순 시공을 해서는 수익성이나 성장성 측면에서 한계에 부딪혔다는 판단"이라며 "각 업체가 가진 강점을 특화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거나 ESG 경영에 맞춰 신사업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중대재해처벌법이나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원가 상승 압력으로 건설업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지속성장을 위해선 신성장동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