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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권 신·구 갈등에 멍드는 조선·해운업계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06/09 08:56:23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대우조선해양과 HMM의 신임 대표 선임에 대해 정권 말 '알박기 인사'라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조선·해운업계가 탄식을 금치 못하고 있다. 정당한 절차를 거쳐 업계 전문가를 선임한 것인데 정치적 목적으로 흔드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6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인수위는 박두선 신임 대우조선해양 대표 선임과 관련해 감사원에 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월 24일 경영정상화관리위원회에서 박두선 당시 부사장을 차기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전임이었던 이성근 대표가 3월 29일 임기가 만료되는 데 따라 선임 절차를 밟은 것이다. 이후 대우조선해양은 3월 8일 이사회를 열고 박 내정자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이를 두고 박 내정자의 선임을 서둘러 확정하고자 산업은행이 당초 3월 14일로 예정돼 있던 이사회를 앞당길 것을 요청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사회가 열렸던 3월 8일이 대선 바로 전날이었기 때문에 정권이 바뀔 것을 염두에 둔 산은이 선임 절차를 서둘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산은은 공식 해명자료를 통해 "대우조선에 확인한 결과 이사회 개최일을 변경한 시기는 2월 17일로 박 대표가 경관위에서 대표이사 후보자로 추천된 2월 24일 이전"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도 "상법상 주주총회 개최일 14일 이전에 이사회를 열어야 한다"며 "이번 주총이 3월 28일이었기 때문에 이사회를 개최할 수 있는 데드라인은 3월 14일로 그전에만 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대선 전인 2월 24일 경관위에서 박 대표가 신임 대표로 내정됐기 때문에 이사회가 3월 8일이든 3월 14일이든 상관이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HMM도 대우조선해양과 유사한 신임 사장 선임 절차를 밟았다. HMM은 지난 2월 9일 경영진추천위원회를 열고 김경배 전 현대글로비스 사장을 내정했다. 배재훈 당시 사장의 임기가 3월 26일 끝나기 때문이다.


    HMM은 3월 14일 이사회를 열고 김 내정자를 신임 사장으로 최종 추천했다. 이후 같은 달 29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김 내정자를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김 대표의 선임을 두고도 알박기 인사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HMM의 최대주주가 산은으로 20.69%, 한국해양진흥공사가 19.9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까지 산은과 해진공이 HMM을 공동 관리해오다가 지난해 말부터 해진공이 단독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HMM 역시 적법한 절차를 거쳐 물류 전문가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는 입장이다. HMM 경추위는 배 전 사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외부 모집을 통해 약 30개의 신임 대표이사 지원서를 받았다. 이후 5명이 면접을 봤고 김 사장을 최종 내정했다. 김 사장이 현대차그룹의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에서

    2009~2017년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현대글로비스의 매출 성장과 사업 다각화애 기여한 것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김 사장이 정권과 연관이 없을 뿐더러 국내 유일의 대형 원양 컨테이너선사인 HMM의 대표는 물류 전문가가 맡는 게 적합하다"며 "국내에서 물류 전문가는 손에 꼽힐 정도로 적다. 더구나김 사장이 현대글로비스를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는데 이보다 적합한 인사가 어딨겠나"라고 말했다.


    조선·해운업계에서는 산업의 발전 방향, 매각 대상인 두 회사의 경쟁력 제고 방안보다 인사 논란이 우선시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8년 만에 살아나고 있는 조선 산업을 살리는 게 우선"이라며 "대우조선해양이 모처럼 만의 수주 훈풍으로 수주 실적을 쌓고 있는 상황에서 임직원들이 합심해서 업무를 이어가야 하는데 분위기가 심란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도 "이번 인사 논란은 정치적 목적에서 흔드는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고 했다.


    또한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 논란의 목적이 양 사의 신임 대표 선임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다른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이 타깃이 아니라 산은이 실질적인 타깃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도 "이동걸 산은 회장의 임기가 아직 남아있는데 문재인 정권 인사라고 불리는 이 회장의 조기 퇴임을 위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에 참여했고 2017년 산은 회장에 올랐다. 지난해 연임에 성공해

    임기는 내년 9월까지다. 임기 동안 대우조선해양과 쌍용차 등의 매각이 결실을 맺지 못하면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