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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업계 "버려진 플라스틱서 돈 캔다"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06/09 08:54:06
세계적으로 저탄소 정책 기조가 강화되는 가운데 국내 화학업계가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친환경 사업에 속도를 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 시장은 지난해 455억달러(약 55조원)에서 2026년 650억달러(79조원)로 연평균 7.5%씩 성장할 전망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삼성물산과 손잡고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재활용해 탄소 발생을 줄이는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에 나선다. 양사는 최근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현대오일뱅크는 친환경 화학소재를 생산한다. 삼성물산은 친환경 화학제품의 주요 시장인 유럽과 미국 등에서 신규 고객사를 발굴하는 역할을 맡는다. 양사는 현대오일뱅크의 정유·석유화학 기술과 운영 노하우, 삼성물산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결합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현대오일뱅크는 폐플라스틱 기반 저탄소 열분해유를 활용해 친환경 납사를 생산 중이며 친환경 납사를 사용해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 친환경 화학소재를 만드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주영민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서로 다른 분야에서 최고의 역량을 갖춘 두 회사의 협력으로 친환경 저탄소 산업의 생태계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현재 진행중인 친환경 미래 사업을 더욱 가속화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은 hy와 음료 용기 재활용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친환경 경영을 본격화한다. 금호석유화학은 hy가 생산하는 야쿠르트 등 폐플라스틱 음료 용기를 합성수지 제품인 PCR PS(Post Customer Recycled PS)의 원료로 활용한다.
고객이 사용한 용기는 물론 제품 생산 단계에서 발생한 불량 용기 역시 재활용 대상이다. 수거된 폐플라스틱 용기들은 압착·분쇄·세척·건조 후 금호석유화학의 기능성 합성수지 제품 원료로 사용된다.
재활용을 통해 생산된 금호석유화학의 합성수지 제품은 국내 대형 가전 기업의 에어컨·냉장고·청소기·공기청정기 등의 신규 라인업 제품에 사용될 예정이다.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는 "적극적인 ESG정책을 통해 지속 가능한 경영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화학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은 올해를 '폐플라스틱과 탄소 제로의 해'로 꼽고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낸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미국 플라스틱 재활용 업체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에 5500만 달러(한화 약 68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퓨어사이클은 폐플라스틱에서 오염물질과 냄새, 색을 제거한 초고순도 재생 폴리프로필렌(PP)을 뽑아내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지난 1월 양사는 2024년 말까지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내에 폴리프로필렌 폐플라스틱 재활용 합작공장을 짓기로 합의했다. 폐플라스틱을 연간 6만4000톤 가량 처리할 수 있는 이 공정에서 생산되는 고순도 재생 폴리프로필렌은 SK지오센트릭이 국내에 독점 판매할 예정이다. 양사는 중국 및 동남아 지역으로 사업 확대를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SK지오센트릭 나경수 사장은 "이번 지분 투자를 통해 열분해, 해중합과 함께 3대 화학적 재활용의 차별화된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오는 2024년 1분기까지 충남 당진에 초임계 기술을 활용한 열분해유 공장을 건설한다. 열분해유는 사용된 플라스틱에서 추출하는 재생 연료다. 열분해유에서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를 추출해 다시 석유화학 공정에 집어넣을 수 있다. 공장이 완공되면 매년 2만톤의 열분해유를 생산할 수 있을 전망이다.
LG화학은 지난해 10월 초임계 열분해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영국의 무라테크놀로지에 지분 투자를 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화학적 재활용 시장은 열분해유 기준 2020년 70만톤에서 2030년 330만톤 규모로 연평균 17%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양그룹도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확대한다. 삼양그룹의 음료 및 패키징 사업 계열사인 삼양패키징은 시화공장에 약 430억원을 투자해 폐플라스틱 재활용 신규 설비를 도입한다. 리사이클 페트칩은 페트 플레이크에 열을 가하고 추가적인 공정을 거쳐 만드는 작은 알갱이 형태의 소재다. 의류용 원사, 식품 및 화장품용 용기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쓰인다.
설비 도입이 완료되면 리사이클 페트칩을 연간 2만1000톤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상업 생산 본격화 후 재활용 사업을 통해 연간 4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과 신규 생산 시설에 투자해 수익성을 제고하고 ESG 경영을 실천할 것"이라며 "재활용 사업을 통해 연간 4만5000톤의 플라스틱 감축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