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뉴스

    홈·인테리어 시장 춘추전국시대…치열한 경쟁 예고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05/30 08:55:37

    현대백화점이 '아마존 매트리스'로 이름난 지누스를 인수하면서 유통업계가 홈·인테리어 시장에서 '새로운 매직'을 기록할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된다.


    코로나 펜데믹이 가져온 재택근무와 자가 인테리어 수요, 공간에 대한 인식 변화 바람으로 국내 인테리어 시장은 급팽창해왔다. 이를 주목한 신세계는 카사미아 몸집 키우기에 나섰고 이에 롯데가 한샘 인수로 맞불을 놓은 상황에서 가구 전문점 간의 경쟁까지 맞물리며 리빙 산업에서의 대격돌이 예고됐다.


    빅딜 체결한 현대百, 새 포트폴리오 '리빙 사업' 집중 공략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누스 창업주 이윤재 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 30%와 경영권을 7747억원에 지난 22일 인수했다. 이는 현대백화점 그룹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다.


    유상증자를 포함하면 현대백화점의 지분율은 35.82%로 올라간다. 현대백화점은 지분 인수와 함께 지누스 인도네시아 제3 공장 설립을 위해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키로 결정했다.


    지누스는 매트리스, 침대 프레임 등 침실 가구 전문기업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에서 매트리스, 박스스프링 부문에서 판매 1위를 기록 중이다. 메모리폼 매트리스를 압축 포장해 배송해주는 기술로 유명세를 떨친 지누스는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을 장악해 30%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캐나다, 호주, 일본과 유럽에서도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매출은 1조1238억원으로 전년대비 13.6% 증가했다. 특히 글로벌 온라인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해외 시장 매출이 전체의 97%를 차지하고 미국 매출은 87.5% 수준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미국 현지 공장을 가동하며 글로벌 사업을 확장해가고 있다.


    지누스 인수로 현대백화점은 글로벌 사업 확대와 온라인 전략 강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단번에 잡게됐다. 지누스가 가진 세계 네트워크 판로와 온라인 유통 경쟁력을 활용할 경우 그룹 차원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막강한 경쟁력을 얻을 것이란 포석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오프라인과 국내 유통 중심의 백화점 사업 영역을 '온라인'과 '글로벌' 분야로 확장하고, 산업 성숙기 국면인 백화점 사업을 보완할 수 있는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누스 인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이번 '빅딜'로 인해 국내 인테리어 1위 업체 한샘을 품은 롯데와 까사미아를 보유한 신세계그룹 등 '유통 빅3' 리빙 대전이 한층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인수로 그룹의 4대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인 리빙 사업부문을 집중 공략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현대백화점그룹은 미래 청사진이 담긴 '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 리빙 사업부문을 2030년까지 지난해(2조5000억원)대비 약 두 배인 5조원대로 불리겠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앞서 롯데쇼핑은 국내 인테리어 1위 업체 한샘 경영권을 인수하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IMM PE의 전략적 투자자로 결정됐다. 출자 금액은 2995억원. 이로써 롯데쇼핑은 한샘 지분 약 5%를 확보하게 됐다. 현재 지분율이 높지는 않지만 IMM PE가 지분을 매각할 때 롯데쇼핑이 우선 매수권을 갖고 있어 향후 롯데가 경영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한국기업평가는 "백화점과 할인점, 쇼핑몰 등 기존 유통 채널에 가전과 가구를 중심으로 한 체험형 오프라인 매장 확대가 가능하고, 롯데건설이 공급하는 아파트 빌트인 가구 등 안정적인 B2B(기업간거래) 물량도 선점할 수 있어 그룹 차원의 시너지 창출 또한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까사미아는 정유경 신세계그룹 총괄사장이 2015년 취임 후 단행한 첫 인수 기업이다. 정 사장은 2018년 리바트보다 3배 이상 비싼 몸값을 들여 까사미아를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1837억원이다. 당시 신세계그룹이 전망한 까사미아 매출 목표는 2023년에 4500억원대에 이른다. 까사미아의 지난해 매출은 1634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올랐다.


    가구업계, 도미노 가격 인상으로 매출 증대 정비


    리빙 산업에서의 격돌이 예고된 가운데 가구업계는 일제히 가격을 인상하며 매출 증가를 위한 대대적인 정비에 나섰다. ⓒEBN리빙 산업에서의 격돌이 예고된 가운데 가구업계는 일제히 가격을 인상하며 매출 증가를 위한 대대적인 정비에 나섰다. ⓒEBN


    이처럼 리빙 산업에서의 격돌이 예고된 가운데 가구업계는 일제히 가격을 인상하며 매출 증가를 위한 대대적인 정비에 나섰다. 올해 첫 인상을 단행한 곳은 한샘이다. 한샘은 내달 1일부터 소파와 침대 등 인테리어 가구 판매 가격을 평균 4% 인상한다. 소파, 침대, 책장 제품은 물론 옷장도 가격 인상 대상이다. 지난해 3월 가격 인상을 진행했던 것을 감안하면 6번째 판매가 상향 조정이란 게 업계의 판단이다.


    이에 대해 한샘 측은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원자재인 목재 가격과 물류비의 상승세를 반영한 가격 인상"이라면서 "국제 유가 상승, 코로나 여파로 국제 컨테이너 공급난 발생에 따라 컨테이너 운임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또 "인테리어 가구 품목의 경우 지난해 6월 후 첫 인상이며 지난 2, 3월에는 창호, 마루 등 건자재와 부엌, 바스 품목 대상 진행했으므로 중복 인상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실적 악화에 놓인 한샘이 새 주인에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를 맞이하면서 본격적인 실적 회복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같은 가격 인상 바람은 지난해부터 가구업계에 불고 있었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6월 소파, 침대, 의자 등 가정용 가구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평균 인상 폭은 3~5%로, 현대리바트가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건 2019년 이후 2년여만이다.


    사무용 가구로 유명한 퍼시스그룹의 일룸도 같은 시기 제품 가격을 평균 5.9% 올렸고, 침대 업계 1, 2위인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도 지난해 4월에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8~15% 인상했고 까사미아, 이케아도 6~10% 가량 가격을 인상했다.


    업계들이 잇따라 가격을 올리는 건 국제 목재 가격 상승 영향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전 세계 벌목량은 줄고 운송 비용은 늘어났는데 집꾸미기 트렌드와 프리미엄 가구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목재 수입량은 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전체 목재의 약 85%를 수입해 사용하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가구 산업의 경우 마진률이 5% 수준에 이르는데 원부자재 가격이 급등하면 가격 인상으로 직결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