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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틴발 원자재값 폭등, 국내 산업간 갈등 유발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04/06 08:51:49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원자재값이 폭등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산업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시멘트업계와 철강업계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제품 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수요산업에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10일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유연탄 가격(동북아 CFR, 4일 기준)은 톤당 232.13달러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인 지난 2월25일(199달러)보다 약 18%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83달러)과 비교하면 약 3배 급등했다.


    유연탄은 시멘트 제조원가의 30%를 차지하는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국내 시멘트사들은 러시아산 유연탄 의존도가 75%에 달한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연탄 가격이 더 오르면 안 그래도 늘어난 원가 부담이 더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앞서 시멘트업계는 지난 1월 원자재 가격 인상을 고려해 2월부터 시멘트 가격을 톤당 7만8800원에서 9만3000원으로 18%가량 올려줄 것을 레미콘사 등에 통보했다. 레미콘 협의체들도 건설업계에 레미콘 가격을 25%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요산업인 건설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자재인 시멘트, 철근 가격이동시다발적으로 오르면서 원가 부담이 늘어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철강의 주 원료인 철광석과 제철용 원료탄 가격도 치솟고 있다. 지난 9일 중국 칭다오항 수입 기준 철광석 현물가격은 톤당 157.55달러를 기록했다. 전주보다 3.38% 올랐고 연초보다는 28.19% 급등했다.


    제철용 원료탄은 오름세가 더 가파르다. 9일 동호주 항구(FOB) 기준 제철용 원료탄 현물가격은 톤당 654.25달러로 전주보다 28.98% 뛰었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81.95% 치솟았다.


    이러한 원자재값 급등은 철강업계와 수요산업 간의 제품 가격 협상의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당초 철강업계는 올해 상반기 조선사용 후판 가격을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이처럼 원자재 가격 급등세가 계속된다면 후판 가격에 원가 인상분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조선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난해 후판 가격이 이미 많이 오른 만큼 더 이상의 가격 인상은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해 후판 가격은 4년 만에 인상됐다. 상반기 톤당 10만원, 하반기 40만원 올라 1년 동안 총 50만원 뛰었다.


    이로 인해 지난해 대형 조선 3사는 일제히 대규모 적자를 감내해야만 했다. 삼성중공업 1조3120억원, 대우조선해양 1조7547억원, 한국조선해양 1조38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철강업계는 자동차업계를 상대로도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업계가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직격탄을 맞아 가격 협상은 난항이 예상된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업종은 러시아 판매 감소 및 공장 가동 불확실성에 따라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촉발한 원자재 공급 불확실성은 한동안 공급자 위주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김서연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향후 공급상황 개선이 지연되며 공급자 우위 시장 구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2020년 하반기 이후 철광석, 철스크랩 등 철강 산업의 주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반적인 철강 가격 추이는 단기적으로 현재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