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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박두선號, 매각 순항할까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03/30 08:54:55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이 좌초되고 수장이 바뀌는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이 성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우리나라의 액화천연가스(LNG)선 독과점을 이유로 양사의 인수·합병(M&A)을 불승인한 만큼 조선업계로의 매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의 덩치를 생각하면 이종업계에서도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이 나타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박두선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한다.
앞서 지난달 24일 대우조선해양은 경영정상화 관리위원회에서 박두선 부사장을 차기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박 부사장은 오는 28일 개최되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선임를 거쳐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선임을 통해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임기는 오는 2025년 3월까지 3년이다.
박두선 신임 대표 내정자는 지난 1986년 대우조선해양에 입사해 36년간 회사에 몸 담고 있는 정통 '대우조선해양맨'이자 조선 전문가이다. 선박생산운영담당, 특수선사업담당 등을 역임했고 2019년 4월부터는 조선소장에 올라 옥포조선소의 업무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박 내정자는 조선 산업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아 신임 대표로 뽑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의 원활한 매각을 위해서는 우선 탄탄한 수주와 실적을 통해 사업 역량을 시장에서 인정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매각의 주체가 대우조선해양이 아니고 산업은행이기 때문에 칼자루는 산은이 쥐고 있다"며 "팔리는 대우조선해양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사업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대우조선해양의 수주 실적은 작년부터 호조를 보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지난 2월 말까지 총 12척을 27억2000만달러에 수주했다. 이는 전년 동기(6억달러)보다 4.5배 증가한 수치다. 다만 올해 실적은 2~3년 전 저가 수주 물량이 반영되며 작년에 이어 적자를 지속할 전망이다. 지난해 수주 실적이 반영되는 내년에는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조선업계에 모처럼만의 수주 훈풍이 불고 있지만 대우조선해양의 동종업계로의 매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형 조선사로의 매각을 다시 추진한다고 해도 LNG선 독과점 논란으로 인해 쉽지 않다. EU는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LNG선 시장에서 점유율이 향후 최소 60% 이상이 될 것이라며 합병을 불허했다.
작년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대형 조선 3사는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 운반선의 87%를 수주했다. 이들 3사 중 2사가 합병한다고 가정하고 단순 계산하면 LNG선 점유율은 약 58%에 이른다. EU의 논리 대로라면 인수가 좌초된 현대중공업(한국조선해양의 계열사)뿐만 아니라 삼성중공업도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수 없는 것이다.
대형 조선사가 아니라 중형조선사로 눈을 돌려도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HJ중공업·케이조선·대선조선·대한조선 등 중형조선사 4사는 작년과 올해 들어서야 겨우 구조조정을 마무리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후 1조5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려고 한 것을 감안하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자금력도 부족하다.
이러한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규모를 고려하면 이종업계에서도 잠재 인수 희망자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1조5000억원가량의 자금력을 보유한 기업이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금력이 있다고 해도 조선업에 메리트를 못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조선 산업 전문가는 "지금 대우조선해양에 관심을 갖고 있는 곳도 안 보일 뿐만 아니라 인수하겠다고 나서는 기업도 없을 것"이라며 "조선 산업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도 인수 매력도를 떨어트리고 있다. 현재 조선 산업은 격변기라고 볼 수 있는데 강화된 글로벌 환경 규제에 맞춰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지 않으면 아무도 미래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