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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업계, 러시아 제재에 희비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03/25 09:25:04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쟁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조선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번 사태로 유럽의 천연가스 수입국 다변화로 액화천연가스(LNG)선 발주가 늘며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에 러시아에서 수주한 선박 대금을 미처 다 못 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7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17만4000㎥급 LNG선 평균 가격은 2억1800만달러다. 전주보다 100만달러 올랐다. LNG선 가격은 지난해 5월부터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이 고조되면서 LNG선 수주 시장이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5일(현지시간) 독일 경제부는 에너지 기업 알베에그룹(RWE AG), 네덜란드 가스니(Gasunie)와 브룬스베텔 LNG 터미널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산 수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다. 독일은 전체 전연가스의 55%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앞서 독일은 지난달 22일 110억 달려 규모의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2' 사업을 중단한 바 있다.


    유럽연합(EU)는 천연가스 수요의 40% 가량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EU가 미국, 카타르 등으로 천연가스 수입국을 다변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천연가스를 실어나를 LNG선 발주도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김용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패권 다툼이 에너지 교역에 영향을 미칠 경우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승인 여부와 무관하게 공급처 다변화의 관점에서 LNG선의 견조한 발주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LNG선 건조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우리나라 조선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 운반선의 87%를 수주했다.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해양플랜트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장중 한 때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30.5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2008년 7월 이후 13여년 만에 최고치다. 일반적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가 넘으면 해양플랜트 운영시 채산성이 난다고 본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대형 조선 3사가 러시아에서 수주한 선박 대금을 받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대형 조선 3사가 지난 2020년 이후 러시아에서 수주한 선박 규모는 총 7조 7800억 원에 달한다. 한국조선해양이 LNG 운반선 3척(7200억 원), 대우조선해양은 LNG 운반선 3척(7200억 원)과 1조원 규모의 LNG 설비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중공업은 조선 3사 중 러시아와 맺은 계약 규모가 가장 크다. LNG 운반선 1척(2400억 원)과 쇄빙 LNG선 건조를 위한 5조1000억원대의 설비 공급 계약을 맺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퇴출됐다. 국제 거래에서 대금 결제의 길이 막힌 것이다.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금융 제재가 장기화할 경우 국내 조선사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조선사들은 선박 수주 계약 시 선수금을 받고 선박 건조 진행률에 따라 대금을 받는다. 그러나 전체 선박 대금의 50% 가량은 선박을 인도할 때 지급받는다. 2020년 이후 계약해 올해 말 인도가 예정돼 있는 선박의 경우 대금의 절반 가량을 못 받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러시아 선주사들이 건조가 완료된 선박에 대해 인도를 거부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렇게 되면 조선사들이 이 선박들을 재고로 떠안아야 한다. 이 경우 대규모의 유지·보수 비용과 감가상각비 등 평가손실이 발생해 재무구조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러시아에서 수주한 물량에 대해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번 사태로 러시아 수주 물량에 진짜 문제가 발생할지도 확실치 않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