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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거품 빠졌나 했더니 또 '들썩'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03/23 09:25:06
지난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호재로 가파른 집값 상승을 기록했던 수도권 일부 지역이 하락 안정세에 접어든지 한달도 안돼서 다시 뛰어오르고 있다. 착공도 안 된 GTX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줬다는 이유로 거품이 빠진 것인데 이번에 집값을 자극한 영향도 '정차역 추가 신설 합의'라는 점에서 집값 변동성만 높아졌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3일 정치권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GTX 추가 노선 발표로 인근 부동산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인덕원역의 경우 발표 이후 인근 아파트값이 3억원 이상 올랐다.
지난달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GTX 사업 추진 현황'에 따르면 GTX-C노선 실시협약안에는 △왕십리역 △인덕원역 △의왕역 △상록수역 4개역이 추가하는 방안이 담겼다. 총 길이가 74.8㎞에 달하는 GTX-C노선은 당초 덕정, 창동, 삼성, 과천, 수원 등 10개역으로 계획됐다. 이번에 4개 추가역이 발표됨에 따라 정차역이 14곳으로 늘어난다.
추가 신설 발표로 인근 지역의 아파트값은 다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인덕원역 인근 '인덕원마을 삼성'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GTX-C 정차역 발표 전 11억3500만원(2021년 5월)에 거래되다가 발표 이후 13억1000만원까지 올랐다. 두달 새 집값이 1억7500만원이 오른 셈이다.
의왕역도 마찬가지다. 의왕역 앞 '효성청솔'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해 6월 5억5000만원에 거래되다 지난해 9월 6억9000만원에 실거래됐다. 3개월 만에 1억4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 말 'GTX 거품' 논란이 불거지면서 2~3억씩 빠졌는데 이번 노선 추가 발표되면서 급등세를 회복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상록수역 인근 아파트도 오르고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 애플리케이션 '호갱노노'에는 현재 상록수역 인근 재건축 단지인 '월드 아파트' 전용 45㎡는 5억원대로 올라와 있다. 해당 평형은 지난 2020년 12월 2억원대에서 지난해 2월 5억원까지 급등했지만 노선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는 전망에 다시 3억원대까지 내려앉은바 있다.
소형평수인 전용 38㎡는 지난해 12월 4억5500만원에서 지난 1월 3억6000만원까지 실거래가가 떨어졌지만 현재 4억7000만원~5억원까지 호가가 올랐다. 전 평형 모두 이번 발표 이후 지난해 거품 논란으로 떨어진 가격을 회복한 셈이다.
문제는 인근 지역의 집값 상승은 거품이라는 사실이 이미 한 번 증명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가파르게 오른 가격은 GTX 호재로 과열된 수요가 끌어낸 것인데 대출규제와 부동산 거래량 감소 등으로 한번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다시 오르는 상승분은 '기대감'일 뿐이라는 해석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수급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에서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GTX 등과 같은 교통 호재가 일반적인 주택 수요뿐만 아니라 투기 수요까지 자극하면서 수도권 일대의 집값이 과열됐다"며 "일부 지역에서는 GTX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집값에 지나치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B부동산은 "수도권 지역의 집값 하락 원인으로는 집값 급등에 대한 피로감,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이 꼽히고 있다"며 "인덕원, 의왕시, 광명시, 시흥시 등 여러 수도권 지역이 지난해 한 해 집값이 급등한 것에 대해 수요자들이 감당하기 힘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파트 가격 오름세가 거품 회복이라는 것은 시장도 인식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집값이 한차례 오르다 빠진 지역에 다시 집값이 상승한다고 수요가 몰리지 않는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GTX 노선 확장이 발표됐지만 부동산 시장에서 호재라고 보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거래가격이 5억원대까지 올랐더라도 실거래가 이뤄져야한다는 것도 관망세를 지연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공인중개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이 이미 한 번 올랐고 떨어진 것도 경험한 매물에 수요가 몰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통상 교통 호재는 개통 이후에 나타나는 만큼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데다 현재 있는 매물은 지난번 가격 상승에 팔린 것들이기 때문에 웬만큼 올라서는 시장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