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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호석유화학 '최대주주 박철완의 난' 이번엔 성공할까?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02/22 08:42:49

    금호석유화학 경영권을 둘러싼 오너일가의 불협화음이 재연될 분위기다. 12년 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간 '금호家 형제의 난' 이후 이번엔 '조카의 난'으로 불리며 4세들 간 경영권 분쟁으로 번지고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이하 금호석유)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금호석유 최대주주(이하 박철완씨·前 금호석유 상무)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주주제안을 내놓으며 내달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확보를 위한 표대결을 예고했다.


    박철완씨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박인천)의 차남 고(故) 박정구 회장 아들이다. 창업주의 4남 박찬구 현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의 조카이자 금호석유화학 상무로 재직하다 작년 4월 해임됐다.


    박철완씨는 금호석유화학 지분 8.53%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이어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6.69%, 박준경 부사장(박 회장의 아들) 7.17%, 박주형 전무(박 회장의 딸)가 0.98%의 지분을 갖고 있다.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는 박철완씨의 장인이다. 박철완씨 누나들인 박은형·박은경·박은혜씨도 금호석유 지분을 갖고 있다. 박은경씨는 장세홍 한국철강 사장의 아내, 박은혜씨는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대표와 부부관계다. 때문에 박철완씨 측 지분율은 11% 정도로 추산된다. 경영진을 제외한 금호석유 지분율은 국민연금 7.92%, 소액주주 61% 수준이다.


    박철완씨는 지난해 금호석유 주총에서 표대결을 벌였으나 완패한 바 있다. 박철완씨는 최근 금호석유의 경영 투명성과 주주가치 제고를 명목으로 주주제안을 발송했다. 또 금호석유-OCI 간 맞교환 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주주제안은 일반 주주들이 주총 의안을 직접 제시하는 것으로 주총 6주 전까지 요구사항을 회사에 제출하면 해당 의제를 다룬다. 배당을 비롯해 이사 및 감사 선임 등이 주주제안으로 다뤄질 수 있는 사안이다.


    박철완씨는 "자기주식을 제3자에 처분하면 의결권이 되살아나기 때문에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이라며 "금호석유-OCI 간 자사주 교환을 통한 전략적 사업 제휴관계 강화는 명목일 뿐 실제로는 경영권 방어 및 강화를 위해 자기주식을 교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호석유는 작년 말 OCI와 315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맞교환했다. 금호석유 주식 17만주와 OCI 주식 30만주를 스왑하는 방식이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제 3자 매각시 의결권이 되살아난다. 이에 대해 박철완씨는 금호석유가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사실상 우호 주주에게 신주를 발행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어 박철완씨는 "금호석유가 최대 호실적임도 불구하고 주가가 낮은 수준을 보이는 문제점을 해결할 것"이라며 "선친의 뜻을 이어 금호석유 경영을 보다 합리화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울 것"이라고 주주제안 배경을 전했다.


    박철완씨는 내달 주총에서 △배터리·수소사업 등 미래사업 진출 △금호피앤비화학 등 계열사 상장 추진 △고배당 및 경영진 교체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석유 최대주주인 박철완씨가 내달 주총에서 표대결을 예고하면서 '조카의 난' 2라운드 승패에 관심이 모아진다. 박철완씨의 반격 카드가 국민연금과 소액주주 표를 얼마나 사로잡을 지가 관건이다.


    박철완씨는 작년 주총에서 △3000억원 규모의 고배당 △이사진 교체 △사외이사 중 의장 선출 △자사주 소각 △비영업용 자산 매각을 골자로 주주제안을 냈었다. 하지만 고배당안은 금호석유의 미래 투자 여력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선택받지 못했고 사내·외이사 선임안 역시 금호석유측이 추천한 인사들이 모두 등용되며 박철환씨 측 인물의 이사회 입성이 좌절됐다.


    이후 금호석유는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사내이사에 전문경영인 2명을 선임하고 박찬구 회장은 등기이사 및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금호석유는 사외이사로 구성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위원회, 계열사 및 특수관계인 거래 감시를 위한 내부거래 위원회, 이사 보수 결정 객관성 확보를 위한 보상위원회를 설치했다. 이사회의 독립성·투명성·합리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또 다시 불거진 경영권분쟁 우려에 대해 "코로나로 인해 어려운 사회경제적 여건에 불구하고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주가 반영을 통해 주주가치 극대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경영안정성과 기업 및 주주가치 보호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은 작년 3월 주총에서 "기업가치 제고와 ESG 강화를 통해 주주가치 향상에 매진하고 창립 50주년을 맞아 '뉴 비전-화학 그 이상의 가치 실현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박 회장은 "코로나 시대,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 친환경 기조로 급변하는 시장에서 이에 걸맞은 전략과 조직과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2025년 매출액 9조원을 달성하겠다"며 "차세대 신사업 육성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중장기 성장 전략을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매출 8조4618억원과 영업이익 2조4068억원을 달성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NB라텍스 등 주력 고무사업과 화학소재 사업에서 성과를 냈다. 박철완씨가 인수를 반대한 금호리조트도 금호석유화학그룹 편입 이후 작년 2분기부터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박철완씨는 작년 1월 숙부인 '박찬구 회장과의 지분 특수관계를 해소하겠다'고 선언하며 경영권 분쟁에 불을 당긴 인물이다. 1978년생인 그는 연세대 경영학과와 하버드대 경영전문대학원(MBA)을 나왔다. 지난 2006년 아시아나항공 과장으로 입사한 이후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본부장 등을 거쳐 금호석유화학 고무사업 해외영업본부장을 맡았었다.


    박철완 상무와 박찬구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부사장은 동갑내기다. 2년 전 임원인사에서 박철완 상무는 승진하지 못했고 박준경 상무는 전무에 이어 지난해 부사장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