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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믿을 건 오직 명품…유통채널, 너도나도 러시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02/18 08:48:55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발생한 보복소비 바람에 '명품'이 실적을 이끄는 핵심 품목으로 자리잡자 백화점을 비롯한 홈쇼핑 및 편의점이 명품 경쟁력 확보에 총공세에 나섰다.
명품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을 비롯해 조금이라도 명품으로 소비자에 어필하기 위해 유통사들은 전방위적으로 판로 확대에 나선 모습이다.
백화점업계, 명품 경쟁력 확보에 총공세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창사 42년 만에 외부인을 롯데쇼핑과 롯데백화점 수장에 낙점한 데 이어 백화점 임원으로 또다시 외부 인사를 영입했다. 13일부터 근무를 시작한 조형주 럭셔리 부문장(상무보)은 신세계인터내셔날 출신으로 명품 전문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아르마니의 바이어로 활동한 바 있는 조 상무보는 롯데백화점에서 해외 명품 브랜드 상품군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지난해 말 롯데백화점 대표가 된 정준호 대표를 포함해 신세계 출신 인사가 롯데쇼핑에 영입된 건 이번이 네 번째다. 조 상무보는 정 대표와 함께 명품 브랜드 경험이 많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정 대표는 연초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백화점과 아울렛 부문 둘로 나눠 각 채널별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면서 채널별 상품 특화 전략을 내비쳤다.
코로나 펜데믹이 가져온 '보복소비' 열풍으로 명품 브랜드는 백화점의 실적을 이끄는 핵심 무기로 자리 잡았다. 실제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한 국내 백화점은 역대 최대 규모인 11개에 이른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뿐만 아니라 부산과 대구 등 지방에서도 1조원을 돌파한 백화점들이 출현하면서 백화점들은 올해도 명품 경쟁력 확보에 총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백화점 3사의 명품 매출은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 신세계, 현대의 명품 매출 신장률은 30~40%대에 이르렀다. 2020년에도 20%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부상했던 신규 개점 효과가 소멸되고 보복소비 열풍이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고객의 발길을 붙들기 위한 명품 브랜드 사냥 전쟁은 한층 더 뜨거워질 전망된다.
홈쇼핑·편의점업계도 명품 카테고리 적극 확대
소비자 안방 시장을 공략 중인 홈쇼핑업계도 명품 판매 비중을 늘리고 있다. 모바일 홈쇼핑 플랫폼 홈쇼핑모아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홈쇼핑모아 이용자 18개 홈쇼핑, T커머스에서 방송한 주요 명품 브랜드 총 구매건수는 2020년 대비 366% 뛰어올랐다.
소비자들이 단연 많이 구매한 브랜드는 구찌(41%)였고, 이어 버버리(24%), 코치(11%), 프라다(9%) 순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인기를 반영해 홈쇼핑 업계는 프리미엄 제품 라인을 강화하는 등 명품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최근 2년(2020~2021년)간 명품 주문금액은 코로나19 발행 이전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MZ세대의 명품주문도 금액 기준으로 70%이상 증가했다. 명품에 대한 열기를 감안해 롯데홈쇼핑은 TV홈쇼핑 생방송에서 '럭셔리메이트'라는 명품 특화 프로그램을 통해 구찌, 버버리 등 해외 명품 브랜드의 신상품을 단독으로 내놓고 명품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앞으로 의류, 핸드백 뿐만 아니라 스카프, 향수 등 단독 판매 아이템을 다양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명품 직구 서비스를 제공 중인 GS홈쇼핑은 GS샵을 통해 모바일전용라이브인 '샤피라이브'를강화하면서 명품특화프로그램인'펜트하우스'를고정적으로 운영하고있다.
마트업계에선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명품 품목을 적극적으로 판매 중이다. 이마트가 2010년 설립한 트레이더스는 오픈 초창기부터 병행수입을 통해 구찌, 프라다, 버버리, 생로랑 등 가방, 태그호이어, 구찌 등 시계 등 명품을 판매해왔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명품 매출은 전년대비 31.6% 신장했고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매출이 5.9% 늘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명품 판매 열풍은 편의점과 e커머스업계에서도 뜨겁게 불고 있다. 편의점 GS25는 파르나스타워점과 강서LG사이언스점에 명품 판매 코너를 상시 운영 중이다. 약 10여 종의 상품을 취급하고 있으며, 대표 브랜드로 버버리, 생로랑, 페레가모의 지갑과 악세서리를 선보였다. 해당 제품들은 평균 주 1개씩 판매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CU는 지난해 현대백화점면세점과 손잡고 맴버십 어플리케이션(앱)인 포켓CU에서 내수통관면세품(명품)을 판매한 바 있다. 1차 판매 시 페라가모, 지방시, 알렉산더맥퀸, 멀버리 등 10여개 브랜드 50여개 상품들을 정상가 대비 절반 이하 가격으로 선보이며 호응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말 기준 포켓CU 방문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배가량 뛰었다.
이마트24는 명품 대신 골드바 판매로 주목을 받았다. 소띠 해인 지난해에는 소 문양 골드바를 판매한 이마트24는 올해 초에는 호랑이문양의 골드바 5억원 어치 판매했다. 이마트24는 "골드바는 브로셔가 매장에 비치되고 고객이 브로셔를 보고 현장에서 주문하는 방식으로 판매됐다"고 설명했다.
e커머스도 명품 셀러 수 증가…명품 보증서 선봬
11번가에서는 지난해 구찌, 버버리, 톰브라운, 프라다, 페라가모 등이 명품 부문 매출을 견인했다. 특히 아미, 메종키츠네, 스톤아일랜드 등 MZ세대가 선호하는 컨템포러리 브랜드가 많이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명품 인기 속에서 지난해 신규 입점 명품 셀러 수는 전년 대비 2배 늘었고, 거래액 또한 두 자릿수로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신세계그룹 통합몰 SSG닷컴도 명품 판매 효과를 톡톡히 봤다. SSG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SSG닷컴 명품 전체 매출 전년대비 30% 증가했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구찌, 버버리, 페라가모, 몽블랑이 인기를 끌었다. 특히 명품 정품을 보증하는 과정에서 NFT 기술을 도입해 SSG개런티를 제공하자 매출이 더 뛰었다는 설명이다.
SSG개런티는 디지털 품질 보증서로 SSG닷컴 명품 브랜드 공식 스토어와 SSG닷컴 검증 셀러 의 제품을 구입하면 디지털 보증서가 휴대전화로 전송된다. 보증서에는 각 제품의 고유 시리얼 번호와 상품 정보, 구매 이력, 보증 기간 등이 적혀 있어 품질을 검증해주는 방식이다.
SSG닷컴은 SSG개런티를 도입한 이후 명품 판매가 늘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8월 26일부터 올해 1월 22일까지 전체 명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명품 구매 고객 4명 중 1명은 'SSG 개런티' 상품을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관련 협력업체 매출도 110% 이상 증가했다"고 판단했다. 그는 또 "올해는 보안 차량 및 전문 요원을 통한 프리미엄 배송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으로 SSG 개런티 상품을 모아 제안하는 전문관 론칭도 앞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명품 판매 열기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속도로 뜨거워졌다. 15일 엘페이와 엘포인트 운영사인 롯데멤버스가 발간한 '라임 명품 소비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롯데멤버스 거래데이터 분석 결과 2020∼2021년 명품 판매 건수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8∼2019년보다 23.0% 증가했다.
2018년 대비 2021년의 명품 판매 건수를 연령대별로 비교하면 20대의 명품 구매가 70.1%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이어 50대(62.8%), 30대(54.8%), 60대 이상(41.3%), 40대(19.2%)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