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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낀 HDC현산, 내년 더 깜깜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01/21 12:03:15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로 막대한 비용을 내야 하는 HDC현대산업개발이 내년에는 더욱 힘겨운 시간을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가 HDC현대산업개발의 징계에 착수한 데다 시공능력평가와 신용등급도 하락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광주 학동4 재개발 구역 철거 현장 사고와 관련해 원청사인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책임 규명에 따라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최장 8개월의 영업정지가 내려질 수도 있다.
서울시는 HDC현대산업개발 의견을 접수하고 내달 17일로 예정된 청문 절차를 마친 뒤 법리 검토 등을 거쳐 최종 처분 수위를 확정할 방침이다. 최근 정부와 정치권에서 HDC현대산업개발에 최고 수위로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아 서울시가 징계 수위를 놓고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화정아아피크 사고에도 중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학동 참사로 최고 처벌인 8개월의 영업정지가 내려지고 이번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로 1년의 영업정지를 받게 되면 1년8개월 동안 신규 사업 수주가 중단된다. 이 기간만큼 정부 공공공사 참여와 민간사업 수주 활동도 전면 금지되는 것이다.
영업정지 1년이면 사실상 퇴출 수준에 가까운 징계다. 기업 신뢰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신규 수주가 중단되면 여력이 충분한 대형 건설사도 버티기 힘들기 때문이다.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징계는 HDC그룹 전체에도 심각한 타격이 입힐 것으로 예측된다.
대형 건설사 지위도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HDC현대산업개발 도급순위는 국내 9위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의 지난해 9월 기준 건설부문 수주 계약잔량은 총 145건이며 약 21조8200억원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공사실적 △경영상태 △기술능력 △신인도 등에서 문제가 생기면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대폭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시공능력평가는 공공사업 입찰 조건에서 참여 자격의 기준이 되는 건설업계 중요 지표인데 순위가 떨어지면 그만큼 신규 계약 체결이 어려워진다.
HDC현대산업개발 신용등급도 비상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에서 ‘A+’의 신용등급을 받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사고 현장 비용 부담 △다른 사업장 영향 △수주경쟁력 저하 가능성 등을 검토한 뒤 신용등급에 반영할 예정이다.
신용평가사들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일회성 손실과 비용 부담을 상당 수준 감내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만큼 이번 광주 사고의 영향을 신용도에 즉각 반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작년 9월말 기준 약 2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신용평가사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시공 관련 신뢰성 저하로 인한 수주경쟁력의 약화 가능성이다. 주택시장 수요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장기간 지속되고 신규 수주활동 차질과 수주물량 감소 등이 현실화될 경우 본원적인 사업경쟁력의 약화로 이어질 수도 있어서다.
선지훈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애널리스트는 “이번 사고의 영향이 궁극적으로 기존 사업장의 공사차질에 따른 손실발생 확대·수주실적 저하·금융시장 접근성 악화 등으로 이어지면서 펀더멘털 측면에서의 부정적 영향이 가시화될 경우 이를 신용도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HDC그룹이 꿈꾸던 종합모빌리티 그룹의 목표도 무너지게 생겼다. HDC그룹은 HDC현대산업개발을 중심으로 다양한 개발사업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고 에너지와 물류사업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가며 변화를 이끌어나가려 했지만 이번 사고로 모든 것이 멈췄다.
HDC그룹의 모빌리티 사업 분야는 지난 2020년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코로나 발발로 불발된 이후 주택부문의 사업성이 중요해졌는데 이번 사고의 신뢰성이 떨어지면서 신사업 추진 등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고 수습을 위한 일회성 비용 부담보다는 앞으로의 신규 사업과 신뢰성 회복이 더욱 문제일 것”이라며 “신규 수주가 중단되면 당장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버티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