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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판·자동차강판 가격, 올해도 오를까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02/03 14:12:26

    철강업계가 올해 후판과 자동차강판 가격 인상을 시사하면서 2년 연속 가격이 오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후판의 경우 전방산업인 조선업계의 반발이 예상돼 가격 협상에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완성차업계와 자동차강판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열린 2021년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포스코는 "지난해 자동차강판 가격을 인상하긴 했지만 인상폭이 원가나 시황 상승분에 비해 낮았다"며 "올해는 지난해 미진한 부분을 다 반영해 가격을 인상하려고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는 지난해 4년 만에 자동차강판 가격 인상에 성공했다. 상반기 톤당 5만원, 하반기 톤당 12만원 가량을 올렸다.


    지난해 철광석 가격이 톤당 237.57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원가 부담이 늘었고 자동차 산업 수요도 호조를 보인 영향이다.


    올해도 자동차 산업은 호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360만대로 작년보다 3.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수요도 7.6% 늘어 85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공급대란으로 인한 생산차질 물량이 올해 이연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올해 후판 가격 협상은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줄다리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후판 가격도 4년 만에 올라 톤당 상반기 10만원, 하반기 40만원 인상됐다. 철광석·유연탄 가격 상승으로 철강업계의 원가 부담이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조선사들이 8년 만에 최대 수주를 올리며 조선 업황이 개선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철강업계는 올해도 작년과 유사한 수준의 후판 가격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27일 열린 2021년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상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은 작년 하반기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아직 협상 전이지만, 철광석과 유연탄 가격의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 상승하거나 내려가면 하반기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조선업계에서는 더 이상의 가격 인상은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 3사는 후판값 급등으로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중공업은 작년 1조31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도 각각 7163억원, 1조3011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보인다.


    후판 가격 급등으로 대규모 충당금을 설정한 영향이 크다. 조선사는 후판값 등 원가에 변동이 생기면 손실분을 미리 실적에 반영한다. 후판 비용은 선박 건조비용의 20% 가량을 차지하는데 지난해 상반기 톤당 10만원, 하반기 40만원 올랐다.


    철광석 가격이 작년보다 약세인 점도 후판값 인하의 명분이 될 수 있다. 지난달 31일 중국 칭다오항 수입 기준 철광석 현물가격은 톤당 141.75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237.57달러)

    보다 100달러 가량 낮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작년 후판 가격이 너무 올라 수주를 하고도 대규모 적자를 봤다"며 "조선업계에 모처럼 수주 훈풍이 불고 있지만 이렇게 원가가 오르면 수익성 개선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철광석 가격도 작년에 비해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후판 가격을 더 올리면 안되고, 철강업계가 조선업계와 상생한다는 전략으로 올해는 후판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