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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넘기는 조선업계 M&A, 새해에는 주인 찾을까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12/31 09:16:04
해를 넘기는 조선업계 인수·합병(M&A)이 새해 상반된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 빅 딜로 꼽히는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기업결합은 유럽연합(EU)의 불승인설까지 돌며 좌초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반면에 중형조선사 구조조정의 마지막 주자인 대한조선은 새해 새 주인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EU는 내년 1월 20일까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기업결합 심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조선업계에서는 EU의 심사가 순탄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외신들은 EU가 '불승인'으로 무게 추가 기울었다고 보도했다. 현대중공업이 EU가 요구한 액화천연가스(LNG)선 독과점 방지 대책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글로벌 선사들이 몰려있는 EU는 양사 합병 시 LNG선 독과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합병하면 LNG선 시장 점유율은 약 60%에 달한다.
EU가 양사의 합병을 승인하지 않으면 3년을 끌어온 대우조선해양 매각은 무산된다. 이 매각이 좌초되면 대우조선해양은 한동안 새 주인을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이 무산되면 대우조선해양은 당분간 민영화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는 산업은행으로 지분 55.7%를 보유하고 있다.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도 "현재로서는 대우조선해양에 관심을 갖고 있는 데도 안 보일 뿐만 아니라 인수하겠다고 나서는 기업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대한조선은 내년 상반기에는 주인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진행된 대한조선 투자유치 입찰에는 동일철강·한국토지신탁 컨소시엄과 파인트리파트너스 등 2곳이 참여했다.
대한조선 매각은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진행된다. 조건부 투자예정자를 정한 뒤 공개 경쟁입찰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원매자를 찾는 방법이다. 지난 7월 케이조선(옛 STX조선해양)을 2500억원에 인수한 KHI인베스트먼트가 이미 조건부 투자예정자로 정해졌다. KHI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원매자가 없을 경우 대한조선은 KHI 품에 안기게 된다.
대한조선은 현재 3곳의 원매자를 대상으로 실사를 진행 중이다. 실사가 끝난 후 KHI, 동일철강·한국토지신탁 컨소시엄, 파인트리파트너스 등 3곳만을 대상으로 본입찰을 진행한다. 이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내년 3월에 본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대한조선 인수 희망자로 나선 3곳은 모두 조선사를 소유하고 있다. 조건부 투자예정자인 KHI는 지난 7월 케이조선을 인수했다. 동일철강·한국토지신탁 컨소시엄은 동일철강이 대선조선, 한국토지신탁 이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을 사들였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영사인 파인트리파트너스는 동아탱커의 최대주주다.
대한조선은 전라남도 해남을 기반으로 중형급 유조선과 석유화학제품 운반선을 건조하고 있다. 케이조선·대선조선·HJ중공업을 포함한 중형조선사 4사 가운데 가장 안정적으로 수주 실적을 내고 있다. 올해 9월까지 15척을 수주하며 이미 연간 수주 목표인 14척을 초과 달성했고, 오는 2023년 말까지 2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했다.
대한조선이 보유하고 있는 대규모 산업단지도 투자 매력도를 높인다는 평가다. 대한조선은 총 231만4049㎡ 규모의 산업단지 조성 인허가를 보유하고 있다. 조선업을 비롯해 풍력, 일반 플랜트 등도 가능하다.
대한조선 관계자는 "아프라막스급과 수에즈막스급 탱거를 주로 건조하고 있고 LNG선으로 선종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며 "안정적으로 조선업을 영위할 수 있는 인수자가 주인으로 나서줬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