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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고처럼 뗐다 붙였다' 주택도 모듈러 시대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12/21 11:29:01

    포스코·현대·DL 등 모듈러 시장 진출 속도

    국내 시장 아직 미비…제도적 개선 필요


    주택을 레고 블록 조립처럼 뗐다 붙였다 하는 ‘모듈러 주택’ 시대가 열리고 있다.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주택 환경이 변화하면서 새로운 먹거리로 모듈러 방식을 택하는 건설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모듈러 공법은 일반 건축 공법보다 공사 기간이 짧고 주요 자재의 80% 이상을 재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모듈러 공법 기술 개발과 투자도 속도가 붙고 있지만 여전히 제도적 한계로 국내 시장 규모는 미비한 실정이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들 중심으로 모듈러 공법을 적용한 건축물을 짓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모듈러 공법은 △문 △벽 △창틀 등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하고 현장에서는 이를 하나씩 조립하는 방식이다.


    모듈러 공법은 기존 철근콘크리트 공법에 비해 공사 시간이 단축된다. 현장시공 방식으로 24개월이 소요되는 아파트 공사의 경우 계획과 설계 단계는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기초공사와 모듈 생산의 병행으로 현장시공과 설치 기간이 최대 6개월까지 단축할 수 있다.


    사용하던 모듈러를 해체해 다른 곳에 재조립하면 재사용이 가능해 공사 현장 노동자의 임시 숙소로도 자주 활용된다. 실제 포스코건설의 경우 지난달 ‘여수 화태-백야 연륙연도교 건설 현장’에 20개 동의 직원 숙소를 모듈러 주택으로 건립했다.


    건설 현장의 경우 주요 거주지로부터 약 30㎞ 떨어져 출퇴근의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기존 가설 숙소나 컨테이너는 화재나 추위에 취약하고 거주 편의가 현격히 떨어지지만 모듈러 주택은 이동성과 주거 만족도가 뛰어나다.


    모듈러 공법으로 아파트를 짓는 건설사도 증가하는 분위기다. 현대엔지니어링은 6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발주한 가리봉동 모듈러 행복주택 건설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DL이앤씨는 전남 구례의 귀농·귀촌주택과 충남 부여 동남의 국민임대·행복주택 등을 모듈러 공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모듈러 공법은 외부 요인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현장시공과의 병행을 통해 공사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라며 “안전사고도 줄일 수 있는 데다 친환경이기 때문에 모듈러 공법을 사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모듈러 주택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데 비해 아직 국내 시장은 소규모 공공주택 발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LH 공공주택 공급물량 21만 세대 가운데 모듈러 주택은 공공임대주택 709세대 뿐이었다. 올해도 2200세대 정도에 불과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SH 등 공공 주도로 모듈러 공동주택 공급이 조금씩 확대되고 있지만 민간부문을 포함한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존의 설계 기준과 발주 방식 등 제반 여건의 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모듈러를 미래 건설산업 혁신 생태계 육성 전략의 하나로 채택하고 △발주제도 △설계 △기준 △인허가 △자격 △품질 인증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박희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국내외 건설시장에서는 공장에서 생산한 부재를 현장에서 조립·시공하는 모듈러 공법 등 공장제작형 건설 방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모듈러 건설은 공사 기간 단축 효과뿐만 아니라 달라진 건설산업 생산 여건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는 모듈러 건설과 관련한 설계·성능 기준 등 관련 제도가 미흡해 모듈러 적용에 적합하지 않은 설계·시공 분리발주 중심의 발주제도 등이 존재한다”며 “모듈러 건설 확산에 제약이 되는 제도적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