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뉴스

    [’21 결산] K-조선·해운 역대급 호황에 '활짝' 폈다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12/21 11:21:46

    올해 조선 및 해운업계는 긴 불황의 터널과 구조조정의 산을 넘어 10여년 만에 가장 큰 호황을 맛봤다.


    양 업계는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여파 속에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지만 급반전된 시황 속에 장기 불황을 털고 재도약의 신화를 꿋꿋하게 써내려갔다.


    ■연초부터 들썩인 발주시장…12년 만에 조선 호황


    2021년 조선업계는 모처럼 만에 수주 호황을 누렸다. 지난해 4분기부터 활기를 찾은 선박 시장의 투자 열풍이 1월부터 주문행렬로 이어졌고 조선 빅3(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은 차곡차곡 수주 잔고를 채우기 바빴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글로벌 누적 발주량은 4507만CGT로 전년 동기 1897만CGT 대비 138% 증가했다. 그 중 한국은 1696만CGT(397척, 38%)를 수주했다.


    연초부터 컨테이너선 시장이 들썩이며 발주 물량이 쏟아졌고 하반기부터는 우리 조선업계의 주력인 대형 LNG선 수주도 이어졌다. 연말에는 이른바 ‘LNG 잭팟’ 카타르 프로젝트도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12월 중순 현재까지 한국조선해양은 총 224척, 225억달러의 일감을 채웠다. 삼성중공업은 120억달러(79척), 대우조선해양은 107억7000만달러(60척)을 각각 수주했다. 조선 빅3는 연간 수주 목표치를 일찌감치 달성한 뒤 2024년 건조 물량까지 확보를 마친 상태다.


    다만 연이은 수주 행진 속에서도 실적은 부진했다. 지난 2019~2020년 수주절벽 시기의 매출이 실적으로 반영되는 탓이다. 통상 조선사와 선주가 발주 계약을 맺으면 선가의 20% 가량을 선수금(계약금)으로 받고 이후 인도일까지 단계적으로 잔금을 치르게 된다. 이 때문에 수주가 매출 실적으로 이어지기까지 시차가 존재한다.


    여기에 선박 원가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반기 10만원, 하반기 40만원 수준의 후판 가격 인상이 더해지면서 대규모 손실 충당금을 설정해 적자가 커졌다. 후판 가격은 연초 대비 2배 가량 급등했다. 이에 조선사들은 지난 2분기 2조원 가량의 손실 충당금을 반영했다.


    중형 조선사들도 구조조정을 끝내고 재도약의 기반을 닦았다. 그간 고강도 인력 조정과 자산 매각 등을 거쳐 체질 개선했고 올해 선반 발주 훈풍에 올라타면서 수주량을 크게 올렸다. 케이조선, 한진중공업, 대선조선, 대한조선 등 중형업체들은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3년을 끈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빅딜'은 여전히 표류 중이다. 2019년 카자흐스탄에 이어 지난해 중국, 싱가포르의 기업결합 승인이 나온 뒤 올 들어서는 답보상태다. 코로나19로 지연됐던 유럽연합(EU)의 심사가 재개됐으나 최근 ‘승인 거부’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결국 양사의 합병시도가 무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물류 대란에 역대급 호황…해운사 최대 실적 예고


    해운시황은 올해도 초호황이었다. 연일 최고치를 경신 중인 해운 운임은 해운사들의 실적을 창사 이래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인한 선사들의 투자 위축 및 선복량 축소는 운임 급등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중국 등 코로나 영향을 빨리 벗은 주요국들로 수출 물동량이 대폭 늘면서 공급이 수요는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여기에 올해 들어 각국의 수출 회복이 급물살을 타자 해운 시장은 항만 적체와 물류대란을 겪으며 운임을 더욱 끌어올렸다. 컨테이너선 시황의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지난 18일 기준 4894.62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10월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다.


    최근에는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미국 확산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항만 적체가 쉽사리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미국 서안 주요 항만인 LA.롱비치항의 대기 선박은 100여척에 달한다. 이같은 현상은 유럽, 중국에서도 이어지고 있어 운임은 당분간 우상향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해운 운임 상승으로 국적 선사인 HMM은 매분기 최고 실적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내리 4개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새로 썼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9조3511억원, 영업이익은 4조6790억원을 달성했다. 비수기를 잊은 4분기 시황을 생각하면 연간 영업이익 7조원의 대기록도 가능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관측된다.


    국내 2위 컨테이너선사인 SM상선도 상반기에만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의 두 배 이상인 3090억원을 벌어들였고 회사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벌크 시황도 ‘슈퍼 사이클’의 지난 2004~2008년 이래 최고로 뛰었다. 벌크 시장은 견조한 원자재 시장 수요와 선박 공급 감소 속에 불균형이 커졌다. 이에 벌크선 운임 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도 10월 초 5650포인트까지 올라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고공행진이던 벌크 시황은 지난 10월 이후 약세 반전했다. 비수기로 물동량이 감소한데다 코로나19로 인한 항만 적체 및 물류난이 영향을 미쳤다.


    해운 시장의 호조 속에 HMM은 창사 이래 첫 파업의 고비까지 향하기도 했다. 오랜 구조조정 속에 임직원들의 인력 부족 및 낮은 임금에 대한 피로감이 커진 탓이다. 가뜩이나 수출 물류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에서 파업으로 인한 물류 마비가 예상됐으나 결국 지난 9월 노사간 합의로 갈등은 종결됐다.


    공정위와의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 공정위는 해운사들이 운임 협의과정에서 담합행위에 나섰다고 판단, 지난 5월 HMM 등 국내외 23개 해운사에 약 800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 부과했다. 이에 해운업계는 해운업 특성상 운임 담합은 오래된 관행이며 해운법에도 어긋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업게는 공정위에 무혐의 결정을 내려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