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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결산] 은행권 대출 대란…막 내린 제로금리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12/21 11:20:35

    가계부채 총량관리 따른 '대출 규제'…하반기 대출 절벽 확산

    한국은행, 지난해 빅컷 이후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1.00%

    올해 은행권은 가계부채 총량관리에 따른 대출 규제 이슈가 강타한 해였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제로금리가 막을 내리고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가 도래한 시기이기도 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불어난 유동성이 금융불균형을 초래하고 가계부채 잠재위험을 높이자 지난 4월부터 본격적인 가계부채 관리에 나섰다.


    그 결과 돈줄이 막힐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대출 수요자들이 은행으로 몰리면서 시중 은행들의 대출 중단 사태가 일어나고 대출 금리가 단기간에 급등하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최근 제로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내년에도 기준금리가 몇 차례 더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가계대출 규제도 이어질 전망이라 대출자들의 한숨은 갈수록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은행들은 급등한 대출 금리를 바탕으로 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가계부채, 가계대출+판매신용) 잔액은 1844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 급증하기 시작한 가계부채는 지난 2분기 사상 처음으로 1800조원을 돌파하더니 한 분기 만에 또 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다만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가 은행들의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다소 느려진 상황이다. 3분기 가계부채의 전 분기 대비 증가폭은 36조7000억원으로 2분기(43조5000억원)보다 축소됐다.


    금융당국은 급격히 불어난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지난 4월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5~6%로 정했다. 이후 은행들이 이 목표치를 지키기 위해 일부 대출상품의 취급을 중단하거나 한도 축소에 나서면서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대출 절벽이 확산하기 시작했다.


    NH농협은행의 경우 가계부채 증가율이 7%대를 넘어서자 지난 8월 말 전세대출을 포함한 신규 담보대출 판매를 중단하는 '대출 셧다운'이 벌어지기도 했다.


    은행들의 자체적인 대출 조이기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당국이 제시한 6%대 안쪽으로 관리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1월말 기준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8조6880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5.7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과정에서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는 꾸준히 올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행보로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가 치솟은 데다 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은행들이 우대금리는 줄이고 가산금리는 높인 영향이다.


    그 결과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근 5%를 넘어섰고 은행의 예대마진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2%p 이상 벌어졌다. 1금융권 대출 금리가 2금융권 대출 금리보다 높아지는 시장 왜곡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반면 은행권은 가계부채가 불어난 상황에서 대출 금리까지 가파르게 오르자 이익이 급증해 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총 9조5009억원으로 역대 최고치였다. 이는 전년 동기에 기록한 7조5763억원과 비교했을 때 25.4% 증가한 수치다.


    다만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은행들이 대출금리만 과도하게 올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자 은행들의 수신(예적금) 금리도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이어진 0%대 '제로 금리' 시대는 지난 11월을 끝으로 1년 8개월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패닉을 진정시키기 위해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기존의 1.25%에서 0.75%로 내리는 '빅컷'(0.50%p 인하)을 단행했다. 이후 같은 해 5월 기준금리를 0.25%p 추가 인하해 0.50%로 낮췄다.


    하지만 저금리로 인해 불어난 시중 유동성이 부동산 등으로 흘러가며 자산거품을 형성하고 가계 부채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금통위는 올해 8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로 0.25%p 전격 인상했다.


    금통위는 이어 지난 11월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00%로 0.25%p 인상하며 제로금리 시대에 마침표를 찍었다.


    기준금리는 내년에도 추가적인 인상이 전망되는 상황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기준금리 1.00%는 여전히 완화적 수준"이라며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