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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병 무산 대우조선, 미래 선박투자 '오리무중'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01/18 09:30:43

    현대중공업으로의 인수가 무산된 대우조선해양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합병이 성사되면 받기로 한 자금 지원을 못 받게 됐기 때문이다. 자금 여력이 딸리면서 미래 먹거리인 차세대 선박을 위한 연구·개발(R&D)도 녹록치 않게 됐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297.3%를 기록했다. 지난 2020년 말 175.8%에서 악화됐다.


    2020년 말 6752억원에 이르던 이익잉여금도 다 까먹고 2021년 3분기 결손금 6256억원을 기록하며 부분 자본잠식에 빠졌다.


    계속되는 적자로 대우조선해양의 결손금은 더 커질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4분기에도 438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도 연간 80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만약 현대중공업과의 합병이 성사됐다면 대우조선해양은 이러한 재무 부담을 한 시름 내려놓을 수 있었을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확정되면 한국조선해양이 대우조선해양 유상증자에 참여해 1조5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필요하다면 1조원을 추가로 투입한다는 계획이었다. 1조5000억원의 자금이 수혈되면 대우조선해양은 부채비율을 대폭 낮추고 부분 자본잠식에서 빠져 나올 수 있지만 합병 무산으로 물거품이 됐다.


    대우조선해양이 열악한 재무구조에 자금력도 딸리면서 미래 차세대 선박을 위한 투자도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3년 동안 대우조선해양의 R&D 투자 비중은 1% 남짓에 불과하다. 대우조선해양은 2019년 674억원의 R&D 비용을 지출했다. 이는 연간 매출액의 0.8%밖에 되지 않는다. 2020년에는 조금 늘어 722억원(1%)을 썼다. 지난해 3분기까지는 477억원(1.5%)을 투입하는 데 그쳤다.


    대우조선해양이 한 동안 새 주인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R&D 투자 확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조선업계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에 맞춰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암모니아·수소 추진 선박과 자율운항 선박 등을 앞다퉈 개발하고 있다. 상용화까지는 상당한 비용과 인력, 네트워크가 필요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투자가 뒷받침돼줘야 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대우조선해양에 오너가 있어야 한다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는 액화천연가스(LNG)선 독과점 이슈 때문에 대형 조선사 중에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회사가 없고 중형조선사 중에는 인수할 만한 자금력을 가진 회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동종업계의 인수가 안된다면 이종업계에서 인수 후보자가 나와 줘야 하는데, 대우조선해양의 규모와 향후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선뜻 나설 만한 회사를 떠올리기가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