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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반대에 현대重·대우조선 합병 좌초…조선업 재편 물거품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2/01/14 08:33:24
유럽연합(EU)의 불허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이 끝내 좌초됐다. 3년을 끌어온 양사의 합병이 무산되면서 국내 조선 산업의 재편도 물거품이 됐다. 산업은행 관리 하에 있는 대우조선해양은 한동안 민영화가 어려울 전망이다.
EU 집행위원회는 13일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에서 지배적 위치를 형성해 시장에서의 경쟁을 저해한다며 불허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12월 심사를 개시한 이래 2년 2개월 만이다. 이로써 3년간 끌어온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M&A)은 최종 무산됐다.
양사의 합병 무산으로 국내 조선 산업이 빅 3(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구도에서 빅 2(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구도로 재편되는 것도 없던 일이 됐다.
조선 산업의 경쟁 구도 재편이 물거품이 되면서 장기적으로 경쟁 심화와 수익성 저하가 재현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내 조선산업은 빅 3 구도에서 치열한 선박 수주 경쟁을 펼쳐왔다. 한정적인 발주 시장에서 고정비가 많이 드는 조선소를 유지하기 위한 저가 수주도 왕왕 발생했다. 이는 조선사의 수익성 저하와 재무구조 악화의 원인이 됐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조선 업황이 좋지만 사이클상 선박 수주가 뜸한 시기가 올 수밖에 없다"며 "업황이 안 좋더라도 조선소 운영을 위해서는 일감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수주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 먹거리인 친환경 선박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양사가 합병하면 수소·암모니아 추진 선박 등 차세대 선박을 공동 개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합병이 무산되면 각자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한 동안 민영화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대우조선해양에 관심을 갖고 있는 데도 안 보일 뿐만 아니라 인수하겠다고 나서는 기업도 없을 것"이라며 "강화된 환경 규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등 조선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것도 인수 매력도를 떨어트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