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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주춤한 가계부채…안심하긴 이르다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11/24 10:20:14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와 금융기관의 우대금리 축소 영향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9%대 후반의 높은 증가율을 지속하고 있는데다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한 주담대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말 가계신용 잔액은 1844조9000억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36조7000억원(2%) 증가했다.
전년동기말 대비 증가율은 9.7%(+163조1000억원)로 전분기(10.4%, +170조9000억원) 대비 증가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지며 둔화됐다.
2019년 4분기부터 상승세를 지속했던 가계대출 증가율은 8분기만에 소폭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여전히 10% 가까운 증가율을 유지했다.
올해 1~3분기 평균 증가율은 9.87%로 연간 증가율을 6%선에서 관리하겠다는 정부 목표와는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증가 규모도 116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증가 규모(127조1000억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기준금리 인상과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은행권의 우대금리 축소 등 전방위적인 가계부채 증가세 억제 노력으로 인해 가계대출 중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증가율은 크게 둔화됐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동향(예금은행 기준)에 따르면 지난 7월 3조6000억원 증가했던 기타대출은 8월 3000억원, 9월 8000억원, 10월 5000억원 등 9월 이후에는 1조원선을 밑돌고 있다. 7월 기타대출 증가폭이 컸던 것은 에스디바이오센서, 카카오뱅크, HK이노엔 등 공모주 청약 관련 자금수요가 영향을 미쳤다.
공모주 영향을 제외한 기타대출 증가세는 둔화됐으나 주택담보대출은 입주를 앞둔 차주들의 자금수요가 이어지며 증가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지난 7월 주담대 증가폭은 6조원으로 2월(6조5000억원) 이후 가장 컸으며 8월(5조8000억원)과 9월(5조6000억원)에도 5조원 중후반대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주택 매매 및 전세 거래 관련 자금수요 지속되고 집단대출 취급이 확대되면서 주담대 증가폭은 전분기에 비해 확대된 반면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인해 기타대출 증가폭은 축소됐다"고 말했다.
오는 2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개최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도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가 올해 4분기 입주를 위한 주담대에 대해서는 은행권 총량관리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한 만큼 실수요 중심의 주담대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가계대출 급증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총량관리에 여유가 생긴 시중은행들도 잇달아 대출을 재개하고 있다.
신용대출과 비대면대출(하나원큐 아파트론)을 다시 취급하기로 한 하나은행은 다음달부터 주택·상가·오피스텔·토지 등 부동산 구입자금 대출을 재개하며 지난달 18일 전세자금대출을 재개한 농협은행도 다음달부터 무주택 실수요자에 한해 주담대를 재개할 예정이다.
전세대출에 대해 분할상환과 부분 분할상환만 허용했던 국민은행은 일시상환도 선택할 수 있도록 내부지침을 변경하며 대출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통위가 오는 25일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게 되면 지난해 3월부터 이어진 제로금리 시대가 종식되나 여전히 코로나19 이전에 비해서는 금리가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초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단행될 경우 가계부채 증가세는 더욱 둔화되겠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부채가 많아진 취약계층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어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