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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문 연 분양원가 공개…민간아파트 '정조준'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12/17 10:58:14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완공한 공공 아파트의 분양 원가와 수익이 공개되면서 민간 아파트를 향한 분양원가 공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분양 아파트 가격 거품을 빼기 위해서는 아파트의 상세 원가 자료가 공유돼야 한다는 요구가 계속돼 왔던 만큼 공공 분양 원가 공개로 민간 아파트 원가 공개까지 압박이 가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상세 분양 원가와 수익이 공개된 아파트는 SH공사가 지난 2019년 공공 분양한 고덕강일 4단지다. 총 분양 원가 1765억원 중 아파트를 짓는 데 필요한 건설 원가는 약 60%다. 1073억원이 사용됐고 부지를 사고 조성하는 데 691억원이 들었다.
이 아파트를 분양해 벌어들인 수익은 980억원이며 SH공사의 이익률은 35% 정도다. 이익금은 △같은 단지의 임대주택 건설에 265억원 △임대주택 수선 유지에 475억원 △다가구 임대주택 매입에 244억원에 사용됐다.
이번 분양 원가 공개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이자 김헌동 SH공사 사장의 핵심 정책이다. 김 사장은 지난달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과거 10년간 아파트 분양원가 등 시민이 요구하는 자료를 인터넷 등 열린 공간에 상시 공개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분양 원가에는 아파트 단지를 만들 때 필요한 △택지 매입비 △조성비 △건물 공사비 등이 포함된다. 현재는 정부 방침에 따라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지역에서만 분양원가를 공개해 비싼 분양가를 통제하고 있다.
공공 분양 원가 공개로 소비자들 사이에선 ‘민간 건설사들도 원가를 공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분양 원가 공개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들이 SH 분양 원가를 근거로 민간 아파트 가격이 비싸다는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원가라는 것은 어떤 기업에서든 영업 기밀”이라며 “분양가 상한제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공사비 검증으로 인해 이미 규제를 받고 있는데 원가 공개까지 하라고 한다면 그건 심한 처사”라고 토로했다.
시장에서도 이번 원가 공개는 경영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공공과 민간 원가를 비교하기는 아직 어려운 실정이라고 보고 있다.
민간 아파트의 경우 프리미엄을 단지가 많다보니 내부 설계·인테리어·마감재부터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까지 공공 아파트와는 다른 상황이다. 이에 원가 자체도 다를 뿐만 아니라 입주 이후의 관리비까지 가격 차이가 크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이번 발표는 우리 사회를 보다 투명하게 이끌어가는 하나의 요소가 더해졌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라며 “주택품질을 획득하는데 얼마만큼의 원가가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자료가 공공으로부터 제시된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민간 아파트의 전체 분양원가와 직접 비교해서 민간 아파트가 ‘비싸다’라고 논하기는 충분하지 않다”라며 “민간아파트가 고급단지를 지향하면 가격 차이가 커지는데 이를 표준형 건축비로 너무 단순화하긴 어렵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