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위치 :뉴스
[중대재해법]'만성 피로' 물류·택배, 로봇이 상하차 돕는다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12/15 10:07:56
내년 1월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 시행을 앞두고 산업계가 '안전'을 화두로 철저한 대비에 나섰다. 중대재해법은 안전·보건 의무를 지키지 않은 사업장에서 중대 재해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한 법이다. 산업계는 법 시행에 대응해 안전 분야 조직을 강화하고 선제적인 점검을 통해 그간 취약했던 안전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또 첨단 기술을 활용해 궁극적인 사고 예방과 대처능력을 키워 현장 사고를 미리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편집자주]
택배·물류사들이 내부적으로 안전경영부서를 운영하고 현장에는 자동화 설비 등 인공지능(AI) 기반의 기술들을 속속 도입하는 등 안전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올해 초 안전보건환경 경영방침을 발표하면서 사업장 안전을 강조했다. CJ대한통운 강신호 대표는 "사업장에 잠재된 유해·위험요소를 지속 발굴하고 제거해 사고 발생을 예방할 것"이라며 "최고 수준의 사업장 안전관리와 구성원의 건강증진을 추진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사회발전에 기여한다"고 선언했다.
CJ대한통운은 사업장에서 실행할 수 있는 안전관리체계를 최우선으로 제시했다. 매년 전체 사업장을 대상으로 위험성을 평가하고 개선책을 마련하고, 또 사업장 내에 안전관계자인 조직장과 중간관리자에게 관리책임 역할을 강화했다.
택배·물류사들은 전국에 퍼져있는 사업장에서 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각 사업장마다의 안전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특히 배송 물량이 한데 모이는 터미널의 경우 구조가 복잡하고 다른 산업 대비 인력 운영 규모가 커 안전사고 발생률이 더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CJ대한통운도 이같은 이유로 안전사고를 겪었다. 3년 전 대전허브터미널 감전사, 옥천 허브터미널 상하차 노동자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사회적 지탄을 피하지 못했다. 당시 CJ대한통운은 택배 안전환경팀을 신설하고 안전관리에 긴장감을 높였다. 안전환경팀은 지난달 EHS(환경·건강·안전)팀으로 확대 개편됐다.
이달 들어서는 안전경영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한국기술사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물류 사업장 전반에 걸친 안전컨설팅을 진행하고 임직원들의 안전의식 제고, 역량강화도 추진한다. 전문 기술사로부터 직접 안전교육을 듣거나, 비대면 온라인 강의를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한진도 사업장 안전관리에 고삐를 죄고 있다. ㈜한진은 지난해 수도권, 경인, 부산, 영남, 호남, 중부 총 6개 지역본부별 안전담당관을 각 1명씩 선발했다. 각 안전담당관들은 내규 준수사항을 점검하고 현장 안전을 상시 점검한다. 또 근로자가 안전수칙을 준수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안전담당관들은 현장을 점검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정기통합회의를 통해 대책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 현장 의견을 반영한 일례로 ㈜한진은 지난 8월 택배·물류 현장용 전동대차 개발을 마쳤다. 노동자 안전과 편의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1주일에 한번씩 사업장 순회점검에 나선다. 분기마다는 안전보건합동점검을 실시한다. 물량이 몰리는 명절 등 특수기에는 소규모 사업장까지 특별 점검을 실시한다. 롯데그룹 내 안전관리사무국이 이를 직접 확인한다.
AI로도 사고 막는다
AI를 접목한 기술력으로도 안전사고를 줄이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택배 노동자 과로사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면서 각 기업에서는 가능한 한 전국의 사업장에 자동화, 로봇 등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가팔라지고 있다.
CJ대한통운은 가장 먼저 자동화 장치 구축을 완성했다. 소형 택배 전담 분류기인 MP 도입을 확대하는 중이다. 무인 운반로봇(AGV), 자율주행 이동로봇(AMR)도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AGV의 경우 주문 상품을 찾아 분류하는 오더 피킹 작업의 70%가 '이동'인 작업 강도를 낮출 수 있어 안전사고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한진도 분류 자동화 장치를 도입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자동화 기술의 일환인 AI 3방향 분류 기술, 로드 밸런싱 등의 기술을 업계 최초로 적용한다. AI 3방향 분류 기술을 택배를 중대형, 소형, 이(異)형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로드 밸런싱은 이 중 특정 크기의 물량이 많으면 분류 기준을 자동으로 바꾸는 기술이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자동화 기술은 작업자 업무 강도를 낮춰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작업 효율도 높일 수 있어 업계 전반적으로 도입하는 추세"라고 말했다.